住公 첫날 혼잡없어… 납입액 적은 사람들 눈치작전
판교 분양 첫날인 29일, 주택공사의 분양·임대주택 청약 창구가 마련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오전 11시쯤 분당에 사는 주부 이모(66)씨가 34평형에 청약하자, 창구가 술렁거렸다. 이씨가 무려 20년3개월간 매월 10만원씩 총 243회를 부은 청약통장을 들고 나왔기 때문. 주택공사 직원도 “참 희귀한 통장”이라고 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무주택으로 있으면서 청약통장을 아끼기가 쉽지 않다는 것.
판교의 인기 탓인지 이날 오랜 기간 ‘장롱 깊숙이 숨겨놨던’ 청약저축 통장을 들고 나온 이들이 많았다. 성남에 사는 최창식(49)씨는 15년이 넘은 납입횟수 184회짜리 통장을 들고 나와 24평형에 청약했다. 최씨에겐 판교가 첫 청약. 그는 “2~3년 전부터 판교 청약만을 생각해왔다”며 “돈이 없어 작은 평형을 청약한 게 아쉽다”고 했다. 백발(白髮)의 노인인 이병열(74·성남)씨도 14년 된 통장을 접수시켰다.
청약저축 통장은 납입액과 납입횟수가 많은 사람에게 당첨 우선권이 주어진다. 때문에 오래 묵은 청약통장을 갖고 나온 이들은 ‘소신 지원’을 한 반면, 상대적으로 납입액이 적은 이들은 곳곳에서 ‘눈치작전’을 폈다. 인터넷 접수를 병행한 탓에 큰 혼잡은 없었지만, 대학 입시전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분당의 주부 이모(52)씨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접수자가 많지 않은 평형을 고르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이씨는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며 “하지만 인터넷 접수 상황은 알 도리가 없어 당첨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납입금액이 적어 30일에나 청약자격이 있는데 나온 사람도 많았다. 성남의 윤모(48)씨는 “내일까지 청약 기회가 넘어올지 눈으로 보고 싶어 나왔다”고 했다. 성남 거주자 중에서 이날 청약자격을 갖춘 이들은 총 4500여명. 이날 낮 12시까지만 따져도 이 중 인터넷(950명)과 현장접수를 통해 총 1111명이 청약했다. 주택공사 공급물량 중 성남 거주자에게 30% 우선 공급되는 몫은 888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