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정보 위주서 컨설팅·교육 등 세분화 움직임
美·캐나다 등 해외 투자 전문 사이트도 속속 등장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근수(가명·32·서울 성내동)씨는 지난 9월 말 부동산컨설팅 사이트 ‘부동산퍼스트’의 ‘공동투자’ 코너를 통해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임야 250평을 구입했다.
내년 말 개장을 앞두고 있는 한솔오크밸리 스키장과 가까운 곳으로, 구입한 땅 바로 옆으로 신규 도로 개설이 예정돼 있는 곳이었다. 김씨는 1필지 1000평인 이 땅을 다른 투자자 3명과 함께 공동으로 사들였다. 비용은 4년 남짓 부인과 맞벌이를 하며 저축한 돈 등 8500만원이 들어갔다.
처음 인터넷에서 공동투자자 모집 코너를 본 것은 김씨의 부인이었다. 김씨 부부는 인터넷에 올라온 현지 사진과 투자 전망, 투자에 따르는 문제점 등을 꼼꼼하게 훑어 본 뒤, 투자의향서를 보냈다. 며칠 뒤에는 다른 공동투자 희망자 20여명과 함께 현지도 직접 둘러보았다.
8·31부동산 대책으로 토지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평당 34만원의 가격도 싸지는 않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원주가 기업도시 후보지인 데다, 스키장이 들어선 지역 주변은 과거에도 지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김씨는 “첫 부동산 구입이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투자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파악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동산퍼스트의 나창근 대표는 “월 1~2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와 연계해 인터넷에서 공동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참여자 중엔 부동산 투자가 처음인 사람은 물론, 경력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 미분양 아파트 청약도 인터넷으로
인터넷을 통한 부동산 정보서비스가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인터넷 부동산 정보서비스는 그동안 시세와 뉴스를 위주로 한 종합 정보 제공 방식이 일반화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분야별로 전문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부동산컨설팅, 전원주택과 펜션, 해외부동산투자, 부동산 경매, 부동산 교육 등으로 세분화되고 특화된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공동투자, 미분양 아파트 청약 등 실험적인 형태의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도 선을 보이고 있다.
건설회사 삼환까뮤는 12~13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삼환나우빌 아파트의 미분양분 29가구를 인터넷 청약을 통해 분양한다. 인터넷 청약은 그동안 국민은행 사이트를 통해 이뤄져 왔지만, 미분양 아파트를 인터넷을 통해 분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약을 대행하는 닥터아파트는 지난 5일부터 사이트를 개설해 청약 희망자들이 아파트에 대한 정보를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12일 오전 10시부터 청약을 받는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한번 분양이 끝난 미분양 아파트 중엔 의외로 알짜 물건이 많은데도 그동안 일반 소비자들이 정보를 접하기가 힘들었다”며 “미분양 아파트의 인터넷 청약이 보편화되면 실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보털(Vortal)화 추세 뚜렷
부동산 분야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2~3년 사이 전문영역별로 특화된 포털사이트, 즉 보털(Vortal·Vertical Portal)이 큰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해외 부동산 분야는 올 하반기 들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뉴스타부동산이 국내 사이트를 개설하면서 미국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종합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도 캐나다 지역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R114 캐나다’ 사이트를 열었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해외부동산 취득 요건을 크게 완화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 포털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2만~5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내고 부동산 컨설턴트와 인터넷 상담을 할 수 있는 컨설팅 사이트들도 8·31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전문 컨설팅사이트로는 부동산퍼스트, 유엔알, 현도컨설팅 등이 꼽히고 있으며, 종합 부동산정보제공업체들도 최근 유료 컨설팅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경매 정보 사이트로는 디지털태인·지지옥션 등이 있으며, 주 5일 근무제 확산에 따라 관심이 늘고 있는 전원주택·펜션 분야는 오케이시골과 그린하우스21 등 4~5개 사이트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야후·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들도 최근 독자적으로 회원 중개업소를 모집하는 등 부동산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도 다양화·전문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