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될' 부동산인지 아닌지, 컨설팅 해드려요

뉴스
입력 2005.09.21 20:45 수정 2005.09.22 09:30

인터넷 상담 2만~5만원, 대면하면 10만~20만원
투자서부터 관련 법률·세무·금융 등도 짚어줘

개업 두 달째를 맞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유엔알(U&R)의 박상언 대표는 8·3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의 매일 하루 2차례 3~4시간의 빡빡한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정책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향후 재테크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강연 요청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그는 수도권 곳곳을 누비고 있다. 오후에 서울 도심이나 강남의 백화점에서 한 차례 강연을 하고 나서, 저녁엔 분당·일산 등 신도시와 경기 용인 등지의 문화센터로 원정 강연을 나가는 식이다. 강연 일정이 끝나면 TV나 라디오 방송의 전화 출연이 기다리고 있다.

8·31대책 발표 전 그의 강연은 ‘나의 꿈 판교를 잡아라’ 같은 부드러운 주제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8·31대책 후 부동산 투자전략’ 등 딱딱한 제목 일색이다. 그럼에도 청중 숫자는 대책 발표 전 20여명의 두 배를 넘는 40~50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투자자들이 초조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토지 쪽에 투자한 분들의 고민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은 이름 꽤나 알려진 다른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은 기존 고객과의 상담 일정 때문에 대중 강연 요청을 거절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8·31 대책으로 부동산 컨설턴트들이 대목을 맞고 있는 것이다.

◆20~30명 개인 이름 걸고 활동

부동산 거래 과정을 자문해 주는 부동산 컨설턴트들이 직업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전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컨설팅 수요가 급증했다. 현재 20~30명이 개인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활동 범위가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부동산 중개인과 다르다. 영역도 투자 자문에서부터 부동산 관련 법률·세무·금융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컨설턴트별로 영역이 전문화되는 추세이다.

활발하게 활동 중인 부동산 컨설턴트 4명이 추석연휴가 끝난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에 모였다. 이들은 "8·31대책으로 집값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하락장에서도 재테크의 기횐즌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우희 저스트알 상무,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재테크팀장, 박상언 유엔알 대표,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 /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3~4명의 보조 직원들을 데리고 있는 1인 컨설턴트부터 직원이 30명에 이르는 기업형 컨설턴트도 나오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부문에도 적잖은 컨설턴트들이 진출해 있다.

기업형 컨설팅회사인 저스트알의 김우희 상무는 “의뢰 고객에 대한 컨설팅 자료가 수십 페이지를 넘어가고, 개인별 프레젠테이션도 이뤄진다”며 “단순히 특정 토지나 아파트를 사라고 조언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동호회 시솝, 은행원, 기자…출신 다양

컨설턴트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부동산정보업체의 리서치 팀장, 인터넷 부동산동호회 시솝, 중·고교 교사, 은행원 등에다 기자 출신도 있다.

이처럼 출신이 다양한 것은 전문지식보다 실전 경험이 컨설턴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수학 교사 출신으로 재건축 분야가 전문인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실전 경험 없이는 시장의 바닥 흐름을 알기 어렵고, 바닥을 모르면 제대로 된 컨설팅을 할 수 없다”며 ‘현장경험 절대론’을 폈다.

그러나 컨설턴트 생활을 시작하면 직업 윤리상 실전 투자가 쉽지 않다. 직접 투자를 하게 되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인터넷 등에서 활동하는 ‘지하’(地下) 컨설턴트들도 적잖다고 한다.

◆강연 참가·인터넷 상담 이용해볼만

각종 문화센터들이 열고 있는 부동산 강좌에 참가하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컨설턴트들과 만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서면으로 상담하는 곳도 적잖다. 상담료는 1회당 2만~5만원 정도이다. 대면 상담을 하게 되면 다양한 도움말을 얻을 수 있지만 상담료가 30분에 10만~20만원 정도로 훌쩍 올라간다.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종합 자산관리를 해주는 곳은 6개월 정도 기간을 정해 500만원 전후의 회비를 받는다.

시중은행들도 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부동산 강좌를 열고 있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각 은행 PB센터들은 수시로 부동산 강좌를 열고 있고, 자산 규모가 일정 한도를 넘으면 무료 상담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분당신도시 재건축 교양학교 첫 강연 성료 "선도지구 응원해야"
5년 만에 땅값 3배…"아직도 싸다" 연예인 건물주 몰리는 성수동 옆세권
[단독] 한남하이츠, 설계사에 희림 선정…'재벌 알박기 논란'도 해소
나영석·박수홍도 산다? 상암 시니어타운, 40대가 입주할 수 있는 이유
연희2구역, DL이앤씨 품에…1090가구 'e편한세상 연희'로 재탄생

오늘의 땅집GO

분당신도시 재건축 교양학교 첫 강연 성료 "선도지구 응원해야"
나영석·박수홍도 산다? 상암 시니어타운, 40대가 입주가능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