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강남 34평 1억2890만원→2억3420만원 1.8배 증가
비투기지역 하남 34평 107만원→1471만원 13.6배 껑충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重課)가 조세 형평성을 침해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은 지역의 양도세 인상 폭이 투기가 벌어지는 지역보다 최대 6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채를 합친 집값이 1채 가격보다 낮을 경우에도 훨씬 비싼 집을 가진 1주택자는 비과세하고, 싼 집 두 채를 가진 2주택자의 세금이 무거워지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보완책이 없다면 조세 저항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과표·세율 올라 양도세 최고 13배 급증=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중과하면 강남권보다 비 강남과 비 투기지역의 세금 인상 폭이 더 높아진다. 강남구 등 4개 지역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40~60%의 단일세율을 적용해 양도세 인상액을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한 결과, 강남구는 지금보다 2배쯤 늘지만, 나머지 지역은 4~13배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투기지역인 강남구 대치동 34평형(시가 8억원)의 경우, 양도세액은 올해 1억2897만원에서 내년에 2억3427만원으로 1.8배쯤 인상된다.〈표 참조〉
그러나, 비 투기지역인 하남시 덕풍동 34평형(시가 2억6500만원)은 올해 양도세가 107만원에서 내년에는 1471만원으로 무려 13.6배나 뛰어오른다.
역시 비 투기지역인 노원구 상계동 32평형도 내년에 팔면 양도세가 무려 3500만원(8.3배)이나 늘어난다. 세금 총액은 강남권이 많지만, 인상 폭은 비 강남권이 최대 6배 이상 높아지는 셈이다.
코리아베스트 주용철 세무사는 “비 투기지역은 매매차익이 적어 그동안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다”면서 “내년에는 과표(課標)가 실거래가로 바뀌는 데다, 세율까지 올라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비 투기지역 ‘연내 파는 게 유리’=이처럼 세금만 놓고 보면 비 투기지역의 주택은 올해 안에 서둘러 파는 게 유리하다고 세무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컨대, 투기지역과 비 투기지역에 각각 1채를 갖고 있다면 비 투기지역 주택을 먼저 파는 게 낫다. 이 경우 투기지역 주택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매매차익이 많은 투기지역 주택을 먼저 팔면 양도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주택자들이 비 투기지역이나 지방 주택을 서둘러 처분하기 위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비 인기지역 주택은 거래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가격만 더 떨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반면 강남권은 보유세 부담은 다소 늘더라도 비과세 요건을 갖추기 위해 매물이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다.
◆보완책 없인 형평성 논란만 커져=전문가들은 2주택 중과세가 보완책없이 시행되면 도입 취지도 살리지 못한 채 형평성 논란만 부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6억원짜리 집 1채를 가진 사람은 양도세를 비과세하고, 3억짜리 2채를 가진 사람에겐 세금을 더 물리면 과연 납세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의의 실수요자와 투기세력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도 문제점이다. 당정은 취업, 전근 등에 따른 2주택자 등을 중과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지만 예외 조항이 너무 많아져 혼란만 커질 수도 있다. 주용철 세무사는 “투기지역과 비 투기지역을 가려서 중과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