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동백 죽전 분양가 담합 결정
시민단체 “분양원가 당장 공개하라”
업체들 “관행이다… 승복못해” 반발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용인 동백·죽전지구에 대해 아파트 분양가 담합 결정을 내림으로써 정부의 허술한 공공택지 제도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해당 건설업체들은 “승복할 수 없다”며 공정위 결정에 반발하고 있으나,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건설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칫 줄소송 사태도 예상된다. 특히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반대 발언으로 잦아들 것으로 예상됐던 원가 공개 논란도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그동안 건설업체의 폭리와 담합을 사실상 묵인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죽전 등 공공택지의 경우, 토지공사가 추첨을 통해 공공택지에 감정가격으로 공급하고 건설업체는 자유롭게 분양가를 책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담합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김남순 변호사는 “98년 사회적 합의 없이 분양가 연동제를 폐지할 때 민간업체의 담합과 폭리는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분양가 공개 또는 원가연동제를 지금이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공공택지의 분양 방식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또 다른 분양가 담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선임연구위원은 “택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로또식으로 당첨돼서 공공택지를 분양받으면 사실상 일정한 사업수익은 보장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이 무리한 경쟁을 하지 말고, 분양가를 담합할 욕구가 생겨나게 된다”고 말했다. 시공능력도 없는 일부 시행사들이 땅만 사서 이를 수십억원씩 프리미엄을 붙여 대형 건설업체에 되파는 과정에서 분양가 인상 요인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동백지구 H아파트 입주 예정자 인터넷 동호회 회원인 김수환씨는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서민들을 상대로 건설사들이 폭리를 취했다니 너무 억울하고 허탈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동백·죽전지구 아파트 전체 입주자 대표들은 조만간 모여 입주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집단소송 등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도 건설사들의 담합과 폭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건설사들의 부당 이익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나 원가연동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박완기 시민감시국장은 “최소한 공공택지 지구와 공기업 공급 물량만이라도 분양 원가를 공개하고, 공영 개발을 더 확대하는 등 택지공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결정에 대해 해당 건설업체들은 공식 입장 발표를 꺼렸지만, 대부분 “승복할 수 없다”며 이의제기와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공정위의 담합 근거에 대해 대부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업체들은 협의체는 사업 진행 편의를 위해 구성하는 업계의 관행일 뿐이며, 분양가격도 업체마다 100만~12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건영 관계자는 “동시분양의 경우 업체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게 업계 관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