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2000만원 못미친 1990만원線
체감 분양가 낮춰 고가비난 피할 목적
올들어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2000만원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치는 1980만~1999만원 사이에서 책정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낮추고, 초고가 분양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십원 마케팅 전략’(상품가격을 1000원에서 10원이 모자라는 990원으로 책정,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판매 전략)이 아파트 분양가에도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유니에셋에 따르면 올해 서울 3차 동시분양아파트까지 8개평형, 96가구의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에 조금 못미치는 1980만~1999만원으로 책정됐다.
작년에는 평당 2000만원에 조금 미달하는 단지가 2개 평형 35가구였고, 2002년 이전에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 3차 동시 분양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4차 34평형이 당초 분양가를 평당 2000만원 넘게 책정했다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면서 평당 1995만원으로 낮췄다.
2차 동시 분양에 나왔던 강남구 역삼동 아이파크도 44·49평형 분양가를 당초 2000만원 이상으로 잡았다가 1990만~1996만원으로 내렸다. 같은 시기에 분양된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 역삼2차아파트도 50 A·B평형을 평당 1980만~1994만원에 분양했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은 “고가 분양단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려는 업체들의 판매 전략과 함께 관할 구청들이 자율 조정 권고 형식으로 분양가를 2000만원 아래로 유도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평당 2000만원이 넘는 고가 분양 아파트는 2000년 4가구가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87가구, 2003년 157가구였다. 올해는 3차 동시분양까지 73가구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동시분양 사상 분양가가 최고인 아파트는 작년 5차 동시 분양에 선보인 서초동 ‘더미켈란’ 99평형으로, 평당 분양가가 3124만원에 달했다.
(방성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