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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사교육비 경감대책… 강남 집값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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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2.17 18:45 수정 2004.02.18 06:52

‘학원·학군 프리미엄’ 줄어들 전망

정부가 17일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그동안 ‘학원·학군 프리미엄’을 누렸던 서울 강남지역 집값은 앞으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부 발표대로 EBS교육방송을 통해 수능 강의가 이뤄지고 수능 시험도 강의 내용에서 출제되면, 대치동 등 강남 일대의 학원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함께 2008년부터 내신 위주의 입시제도가 시행될 경우 ‘강남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강남 기피 현상’을 불러올 전망이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최소한 지금처럼 강북과 지방에서 학원 때문에 빚을 내서 강남 지역으로 옮기는 수요는 감소해 강남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한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채승우기자

‘명문대 진학 코스’처럼 인식돼온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목고 운영방식이 바뀌는 점도 강남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강남 지역에선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중학생들이 특목고 입시 학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앞으로 “특목고를 수학·과학·외국어 우수자 양성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성학원 이영덕 이사는 “특목고가 과학영재 육성 등에 맞춰 교육과정을 재편할 경우 지금과 같은 ‘명문대 진학 코스’로서의 특목고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정부가 오는 8월 확정 발표하는 내신 위주의 대학입시 방안에서 같은 고교 내 학생들 간의 경쟁을 전제로 하는 상대평가 방식을 도입할 경우도 강남은 타격이 크다. 지금까지는 고교 내신 제도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운영돼 어느 지역의 학교를 가든 내신 점수에 큰 차이는 없었지만, 만일 상대평가제가 도입되면 경쟁이 치열한 강남지역의 학생이 도리어 대입에는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내신성적이 입시의 중요 변수가 된다면 오히려 강남이 기피지역이 돼 강남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학원과 교육문제 때문에 저평가됐던 강북지역과 수도권지역 아파트 단지 중 교통과 환경이 좋은 곳은 선별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강남 불패’ 신화는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강남구는 쇼핑·교통 등 기반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데다 이미 ‘부자 동네’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급작스럽게 줄기는 어렵다는 것. 강남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역대 정권마다 교육 대책을 내놓았지만 다 실패로 돌아갔다”며 “아직 구체적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대책만 믿고 강남 지역의 각종 생활편의나 프리미엄을 포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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