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북지역 베스트타운] ②한남 뉴타운

뉴스
입력 2003.11.23 18:30 수정 2003.11.23 18:30

거의 유일하게 개발안된 강변권

최근 서울시로부터 2차 뉴타운 개발지로 지정된 ‘한남 뉴타운’ 일대의 모습. 좁은 도로 양쪽으로 다가구·다세대 주택들이 촘촘하게 들어선 지역이지만, 재개발과 뉴타운 지정 기대감으로 그동안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 김창종기자 cjkim@chosun.com

지난 22일 찾은 서울 ‘한남뉴타운’ 일대는 전형적인 재개발 예정지의 모습이었다. 33만여평의 넓은 대지였지만 왕복 4차선 도로를 찾기 힘들 정도로 좁은 길이 이어졌고, 중심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가파른 언덕과 3~4층짜리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즐비했다.

하지만 보광동 속칭 ‘도깨비시장’ 입구 언덕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보이는 한강만큼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인근에서 만난 주민 이송식(43)씨는 “도심이 가까운 데다 고(高)지대라 전망이 좋다”며 “개발만 제대로 된다면 강남 못지않은 인기 주거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입지 요건이 뛰어나다 = 한남뉴타운 일대는 도심 접근성 등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포대교 북단과 한남대교 북단 사이에 위치해 강남과 강북 어느 쪽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예컨대 교통 정체가 없을 경우 보광동에서 남산3호 터널까지 10분 정도면 나갈 수 있다. 또 인근 용산 일대 미군부대가 이전한 뒤 대규모 공원이 조성될 경우 쾌적성도 크게 높아진다.

보광동 제일부동산 김영철 사장은 “한남뉴타운은 그동안 강북 강변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던 미개발지”라며 “입지 여건상 옥수동·금호동은 물론 동부이촌동을 위협하는 주거타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한남뉴타운의 입지 여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좁고 복잡한 도로 체계가 정비되고 도심과의 도로 교통망이 개선되면, 강남의 낡은 아파트에 살던 주민들도 많이 옮겨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가격은 지난 2년간 이미 2배로 급등 =하지만 이런 여건을 반영하듯, 이 일대 집값은 2년 전보다 거의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한남뉴타운’ 구역 내에선 그동안 보광동 3개, 한남동 2개 등 7곳에서 재개발을 추진해왔다. 물론 대부분 지역이 사업 추진 초기 단계여서 재개발에 꼭 필요한 서울시의 구역 지정을 받지 못했지만, 부동산값 폭등만큼은 피하지 못했다.

이 일대 중개업소들은 “지역과 도로인접 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지 기준으로 10평인 다세대주택(속칭 ‘빌라’) 값이 대략 1억7000만~1억8000만원에 거래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경우 전세금 시세(4000만~5000만원)를 감안할 때 초기 투자비만도 1억3000만~1억4000만원이 들어가는 것. 또 상대적으로 평당가가 낮은 대지 40~50평짜리 단독·다가구주택 역시 평당 1000만~1200만원은 줘야 구입할 수 있다. 대지가 넓으면 나중에 큰 평형의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장기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담이 작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뉴타운 지정이 발표되자, 지난 주말 중개업소별로 1~2개씩 갖고 있던 급매물이 팔려 나가는 등 가격 상승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어 투자비가 더 들 수도 있다. 이 지역 ‘부동산뉴스’ 관계자는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인 뒤 호가를 평당 100만~200만원씩 다시 높여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 뉴타운 인근 아파트 시세

◆ 구체적인 개발 청사진 등 ‘재료’ 살펴봐야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각 뉴타운의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내년 9월쯤에야 확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묻지마식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개발방식만 하더라도 기존 민간 재개발 방식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지, 서울시가 이 일대의 땅을 모두 수용한 뒤 완전히 새로 단지를 꾸미는 도시개발 방식이 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투자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현재로선 재개발 후 어떤 아파트를 받게 될지, 또 추가부담금은 얼마나 내야 할지 미지수”라며 “한남뉴타운 역시 그동안 다가구를 다세대로 전환하는 ‘지분쪼개기’가 성행한 만큼 일반 분양 아파트 수 감소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기차익을 노리고 투자한다고 해도, 내년에 시세 상승을 가져 올 ‘재료’가 있을지를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남뉴타운이, 서울시가 내년 중 뉴타운 지정지 가운데 개발의 시급성 주민의 추진의지 지역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5곳 정도를 먼저 뽑아 개발하겠다는 ‘우선사업 시행지구’에 포함되느냐 여부도 관건이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팀장은 “실수요자라면 이미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소형 평형보다는 상대적으로 평당가가 낮은 대형 평형 위주로 접근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18번 줍줍에도 "안 사요"…서울 신축 단지 굴욕, 할인 분양에도 텅텅
미국 MZ도 주거 사다리 붕괴…40세 돼야 집 산다
"5평 원룸 월세 100만원이 기본?"…'헉' 소리 난다는 서울 방값
"시세 3억대, 분양가는 6억?" 미분양 이천, 아파트 입지도 허허벌판ㅣ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
모임공간 '상연재 서울역점', 확장 이전 100일 맞아 이벤트 연다

오늘의 땅집GO

"5평 원룸 월세 100만원이 기본?"…'헉' 소리 난다는 서울 방값
18번 줍줍에도 "안 사요"…서울 신축 단지, 할인 분양에도 텅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