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토지공개념 도입 검토 발언을 하는 등 정부가 연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초강경 대책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일견 80년대 말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건교부와 전문가들은 80년대 말과는 근본적으로 상황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80년대 -
주택부족·3低호황에
매매·전세 같이 급등
현재 -
저금리·교육등 요인
매매가만 치솟아
우선 80년대 말은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90년 전국 주택보급률은 72.4%, 수도권은 63.3%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2년 말 현재 전국은 100.6%, 수도권은 91.6%로 당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주택보급률이 높아졌다.
당시 주택매매가와 토지가격이 뜀박질했을 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치솟아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자살하는 서민들이 속출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분당 신도시 개발 등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을 내놓은 동시에 토지 투기를 잡기 위해 택지소유상한제·토지초과이득세 등 토지공개념 관련 법안을 만들었다. 주택정책과 강팔문 과장은 “1988~90년 사이에 아파트 가격은 연 20~30%, 전셋값도 13~20% 치솟았다”며 “하지만 올 들어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은 올라도 전셋값은 오히려 내림세”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내린다는 것은 주택이 남아돈다는 증거라는 것.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이 저금리라는 점도 당시와 다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80년대 말은 주택의 절대 부족과 저유가 등의 3저 호황에 기반해 땅값과 집값이 동시에 치솟았다”며 “하지만 지금의 집값 문제는 주택 부족보다는 저금리로 인한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강남의 경우, 교육문제가 근저에 깔려 있다. 서강대 김경환 교수는 “지금 현재 주택시장의 문제는 주택이 절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교육·교통 등 주거환경이 좋은 강남권에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남으로 집중된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