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초부터 세무조사를 포함, 집값 안정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집값 오름세 심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무주택자에다 가수요자들까지 가세, 서울은 물론 수도권 분양시장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작년 말까지 미분양이 속출했던 경기도 용인 분양시장은 최근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용인 동천에서 분양한 동문건설 조합주택은 6시간 만에 1400가구가 모두 팔려나갔다. 용인 죽전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32평형 아파트는 프리미엄(웃돈)이 2500만~5000만원까지 붙었다.
서울은 국세청의 세무조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아직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무조사가 집중되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은 1월 하순부터 보합세로 돌아섰지만, 대신 양천·구로·동작·종로 지역이 새로 강세를 보이면서 1월 한달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4.85%(부동산 114 조사) 가량 올랐다.
아파트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가구수에 비해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집값은 오를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동산뱅크’ 김우희 편집장은 “최근 무주택자들이 불안심리 때문에 대거 신규 분양시장에 뛰어들면서 입지가 좋지 않은 아파트까지 잘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 수급 불균형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김우희 편집장은 『작년과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부족한 것은 IMF 외환위기 여파로 97~98년 2년간 신규주택 착공이 줄어든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연간 10만가구 이상 공급됐던 서울 지역의 경우, 98년 3만가구 이하로 착공 물량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99년 6만가구, 2000년 9만7000가구, 작년 11만5600가구 등으로 착공물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설전략산업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2~3년 전에 착공한 주택이 올 연말 이후 입주를 시작하면 일부 지역은 과잉공급 사태를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사무실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이 최근 2년간 서울·수도권에서 3만5000가구 가량 공급돼 주택부족난 해소에 일조를 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부추기고 있는 「투기심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일부 부동산 업자들은 「조만간 아파트를 공급할 택지가 바닥날 것」이라며 무주택자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전체로 보면 주택을 건설한 택지가 상당히 많이 확보되어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 확보된 택지는 2345만평으로 약 45만8000가구의 주택건설이 가능하다. 성남 판교, 화성 동탄, 파주 운정, 용인 동백, 파주 교하 등 서울 인접지역에 대규모 택지가 확보된 상태이다. 또 건교부는 2~3년 내에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국민임대주택 10만 가구를 지어 공급할 계획이며, 과천·하남·의왕 지역의 수도권 그린벨트 1982만평을 풀어 택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부동산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2~3년 후 입주물량 증가와 맞물려 주택가격 버블(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박헌주 연구위원은 “주택구입자 상당수가 저금리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금리가 오른다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급매물을 쏟아낼 수밖에 없고 가격도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안심리에 쫓기기보다는 자신의 자금사정에 맞춰 입지·가격을 냉정하게 따져 주택을 구입하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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