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곽처럼 똑같이 늘어선 아파트는 이제 싫다.’
건설회사들이 평면 개발 경쟁을 벌이면서 아파트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다.
금호건설은 여의도에 공급하는 ‘리첸시아’ 건물을 'Y'자형으로
배치했다. 대우건설은 한강로3가 ‘트럼프월드 3차’에 거실에서
270도까지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돌출형 팔각 거실 기법’을 도입했다.
둘 다 한강 조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조망과 효율을 위해 아파트의 동 배치도 다양해지고 있다.아파트
건물의 고전적 형태는 일자로 길게 세우는 판상형 배치. 단지 전체를
남향으로 배치해 일조권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십자형·타워형ㆍㅁ자형ㆍ원형 등 다양한 외관이 잇따라 시장에
나온다.
대림산업은 ‘십’자형 동배치와 이에 맡는 신평면을 올해 주요
사업지에 적용할 방침. LG건설은 반포한양ㆍ청담한양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잇따라 타워형 평면을 내놓았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아파트
중앙을 중정처럼 비워놓는 ‘ㅁ’자형 설계를 개발 중이다.
소비자들이 쾌적한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고밀도 아파트 개발을 제한하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주어진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건축 면적을 확보해야 수익성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공간의 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 평면도 등장하고 있다.
방 4개를 모두 베란다 쪽으로 배치하는 ‘4-베이’형도 등장했고
발코니나 복층형으로 ‘체감 평수’를 늘리는 경우도 많다.
대림산업이 안양 호계동에 선보이는 ‘e-편한 세상’은 32평형에도
발코니가 5개나 있다. 안방 전용 발코니 등 대부분의 발코니 폭이
이전보다 50cm 이상 늘어났고, 주방쪽 발코니를 이용해 보조 주방도
설치했다.
한화건설이 분양 중인 분당 서현동 ‘오벨리스크’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구형의 복층형 구조를 도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5~6평을 덤으로 받는 셈. 주상복합아파트인 서초동 현대 ESA 2차, LG
이오빌, 일산 청원레이크빌도 복층형을 적용했다.
중형 평형의 방 배치에서 ‘3-베이’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LG건설은
지난 2차 서울동시분양에서 ‘4-베이 아파트’를 38평형에 처음
적용했다. 이번 6차 동시분양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등촌동에 ‘3면에서
볕이 드는 아파트’를 내놓았다. 두 아파트는 9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런 평면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공간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채광·통풍·조망이 좋아지기 때문.
‘중형 같은 소형’을 내건 설계도 늘고 있다. 월드건설은 전용 면적을
최대한 끌어 올린 평면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22평형의 전용면적을
18평까지 끌어올려 남는 공간을 서재나 제2 화장실로 쓸 수 있게 한다는
전략. 동문건설도 일산 ‘굿모닝힐’을 지으면서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고
뒷베란다를 보조 주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거실도 넓게
설계해 40평 느낌이 나는 32평형을 꾸몄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감으로 건설사들이 다양한 평면 설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