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26일·수요일)자 조선일보 주요 경제기사
▷경제장관간담회, 수출경쟁력 강화방안
▷뉴욕증시, 나스닥 폭락
▷2000년 농업-농촌 정보화 사업계획 보고
▷산자부, 한국의 10대 신기술 발표
▷통신위, 이동통신업체들의 의무사용기간 설정 시정명령
▷99년 코스닥 공모기업 현황
-이 기사계획은 오전 중 기자들이 각 출입처에서 보내온 것을
취합한 것으로, 대부분 다음날 아침 신문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예정기사는 지면에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취재 뒷이야기: 백화점 직원들의 선물배달 에피소드
유통팀장인 박순욱 기자의 백화점 직원들 이야기입니다.
이메일클럽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박순욱 기자입니다. 저번에 BC카드 문제로 이메일에 글을 올린 뒤
여러 회원님들이 저에게 이메일로 격려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BC카드 문제, 다시 말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백화점 측에서 BC카드를 거부하거나 BC카드
주주회사인 은행측에서 백화점 측 온라인 업무처리를 거부하는
극단적인 사태까지는 발생하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입니다.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간사 서울YMCA)를
중심으로 이 문제가 조속히 처리될 것을 기대합니다. BC카드나
백화점들도 카드사용을 권장하는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압니다.
설날이 이제 열흘 정도 남았습니다. 회원 여러분, 설날 하면 뭐가
가장 먼저 생각나십니까. 귀성 길의 교통체증이 물론 가장
우선이겠지만 부모님이나 평소 도움을 받았던 분들께 어떤
설날선물을 해야 하나 하는 것도 걱정꺼리의 하나일 겁니다.
백화점들도 세일이 끝난 24일부터 설날선물 코너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매출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을 감안, 백화점 측은 작년보다 정육, 굴비세트를
30~40% 늘려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얘기는 설날, 추석 때마다
백화점 직원들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선물배달에 관한
에피소드입니다.
백화점 직원들은 사실, 추석이나 설날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백화점 매출이 명절을 앞두고 평소보다 껑충
뛰는 것이야 월급을 받는 직원 입장에서 싫다고 할 수 없지만
명절을 열흘쯤 앞두고 두어 번 정도 하루종일 배달업무를 해야
하는게 매년 백화점 직원들이 겪는 홍역입니다. 일반회사에서야
그럴 일이 없기 때문에 더 짜증이 날만 합니다. 물론 선물을 받은
사람이야 배달 온 사람이 택배회사 직원인지, 백화점 홍보실
직원인지 관심도 없겠지만요.
덩치가 큰 백화점에서는 배달을 위해 아르바이트도 쓰고
운송업체에 배달의뢰도 하지만 주문 배달량에 턱없이 모자랍니다.
때문에 부서를 불문하고 부장급까지 배달 전선에 나서야 합니다.
배달은 주로 남자직원이 맡고 여직원들은 선물 포장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배달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오후 2~3시에
끝날 수도 있고 밤 11시를 넘길 수도 있다는 거죠. 우선, 아파트
지역이 가장 선호됩니다. 집 찾기가 쉽기 때문이죠. 거기다 아파트
한 두 동에 선물이 집중되는 경우를 만나면 그날 하루는 버는
셈이거던요. 대개 맡은 배달 일이 끝나면 몇시에 끝나든 상관없이
회사로 복귀하지 않고 현지퇴근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먼 곳은 누구나 꺼리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단독주택은 집
찾기도 만만치 않구요. 사실 우리나라는 주소부여가
주먹구구식이어서 집배원들도 집 찾는데 애를 먹지 않습니까. 집 한
곳에 배달하기 위해 서너 시간 동안 집을 찾다가 결국 못 찾고
다음날로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백화점
직원들도 배달 나설 때면 서로들 강남의 아파트를 차지하려고
난리구요. 물론 여기에도 고참 우선의 법칙이 부분적으로는 통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백화점들도 있더군요.
하지만 아파트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요즘 일부 아파트들은
관리비용 절감 차원에서 동마다 있던 경비원들을 내보내고 대신
현관 입구에 버턴식 열쇠를 설치, 아파트 주민들만 비밀번호를 눌러
출입이 가능하도록 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경비원은 아파트 전체
입구에만 있구요. 배달온 백화점 직원이 비밀번호를 알 턱이
없지요. 이럴 경우엔 아파트에서 누가 나오거나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배달을 나갔다가 대학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 백화점에 다닌 덕분에 옛친구를
만났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필이면 백화점에 취직해서 이런
일을 당하다니?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요.
또 하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모 백화점 신참 직원은 평창동에
배달을 나갔는데 집 앞에 도착해서는 선물 받을 사람 이름을 크게
불렀다고 합니다. 홍길동씨하는 식으로요. 집안으로 안내를 받아
한참 들어갔더니 현관 앞에 선물 꾸러미가 수십개나
쌓여있더랍니다. 알고 봤더니 현직 국회의원의 집이였다는군요.
어렵게 집을 찾아가도 집에 사람이 없어 물건을 다시 갖고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출발 전에 미리 전화를 하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몇시에 도착하겠다고는 얘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옆집에 물건을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해도
거절하기 일쑤구요. 옆집에서 물건을 받지 않는 경우는
단독주택보다 아파트가 더 심하다는게 백화점측의 얘기입니다.
혹시 내 경우는 아닌지 회원 여러분도 한번쯤 생각해 보시지요.
더 큰 문제는 배달에 어려움이 있어 제때 선물이 도착하지 못한
경우 물건이 상했다고 클레임을 제기하는 경우입니다.
백화점 측에서 미리 전화를 해서 댁에 아무도 안 계실 경우
경비실에 맡겨도 되겠습니까라고 사전 허락을 받고서 경비실에
맡긴 경우에도 막무가내로 물건이 상했으니 백화점 상품권으로
바꿔달라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백화점 측에서도 선도가
특히 문제가 되는 전복세트, 냉장육세트 같은 것은 미리 연락해
집에 사람이 꼭 있을 시간에 배달을 나가지만 불가피한 상황이야
어쩌겠습니까.
백화점 직원도 아닌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백화점 직원들의 배달
업무를 늘어놓는 것은 이제 회원 여러분들도 백화점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시고 배달 온 직원들에게 따끈한 커피 한잔은
어렵더라도 수고했습니다, 고맙습니다는 말 한마디는 잊지
말아달라는 부탁입니다. 사실 백화점 직원들은 일반 회사원들과
달리 토요일도 빨리 퇴근하지 못하고 일요일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주말에 고객들이 몰리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는
기자들의 근무 스타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메일회원 여러분,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십시요. 요즘 감기는
하도 특이해서 약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고, 안 먹으면 7일만에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