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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모델하우스 도우미 이혜연씨

뉴스
입력 1999.04.08 21:14


"아파트 청약에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는 걸 보니 경제가 좋아진
건가요?".

이달부터 청약을 받기 시작한 구리 토평지구 금호베스트빌 모델
하우스에서 일하는 도우미 이혜연(26)씨. 매일 1만명 이상이 찾아
와 청약절차, 교통, 주거환경 등 아파트에 대해 온갖 질문을 던져
도 피곤한 기색없이 환한 웃음으로 맞는다. 도우미 경력 5년째인
이씨는 3년전에도 인천에 있는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일한 적
이 있다.
사진설명 :
도우미 이혜연씨는 "많은 실수요자들이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순호기자

"IMF 쇼크 이전 하고 비교해도 열기가 대단해요. 저도 5년 넘은
청약부금이 있는데 하나 신청할까 싶을 정도죠.".

지난달 26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때 서울 번호판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구리 시가지를 가득 메운 것을 보고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단다.

열흘 넘게 일하다 보니 이제 방문객 나이, 옷차림만 보면 무얼
궁금해하는지 대강 알 수 있을 정도다. 40∼50대 아주머니들은 인
테리어 자재, 수납공간 등을 주로 물어보고 중년 남자들은 분양가
와 인근시세를 비교하며 투자가치를 따진다. 서울에서 가깝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며 관심이 몰리자 투기를
조장하는 '떴다방' 같은 업자들도 모델하우스 주변에 나타났다.

"명함을 잔뜩 쥐고 이 사람, 저 사람 옮겨다니며 '당첨 되면 수
천만원 프리미엄 붙여 팔아주겠다'고 호객행위하는 사람들이죠.".

업체에서 그런 사람들을 모델하우스에서 몰아냈고, 국세청 직원
까지 나와 단속하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 같단다.

저녁 6시 일과가 끝나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회의를 가지며 그
날 가장 힘들었던 질문, 실수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종일 서있느라 힘들어 집에 들어가면 침대에 드러눕는
게 제일 행복하다고 털어놓는다.

그동안 참여했던 다른 전시회와 달리 아파트 모델하우스만의 독
특한 분위기도 느낀다. 이씨는 "다른 전시장에선 도우미 아가씨들
에게 관심보이는 남자들도 있는데 여긴 아파트열기만이 넘쳐 되레
서운할 지경"이라고 농담을 던진다.

그녀가 보건대 실제 입주를 원하는 사람, 투자목적만을 갖고 오
는 사람이 반반씩이다. "되도록 살고 싶은 사람에게 아파트가 많이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게 이씨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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