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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축구] 명감독 3인방 "깜짝쇼 기대해도 좋다"

뉴스
입력 1998.05.13 14:14





## `다크호스' 나이지리아·사우디·노르웨이, 이변연출 `예고' ##.

내달 개막되는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나이지리아와 사우디 아라비아,
노르웨이를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물론 우승 후보는 아니다. 객관적인
전력도 8강을 욕심내기가 벅찰 정도다. 그렇지만 이들 세 팀의 활약이
관심거리로 등장하는 것은 현재 팀을 지휘하고 있는 감독들이 예사롭지
않은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명장 밑에 약졸 없다'는 옛 말은과연 어느
정도 들어맞을까.

이번 대회의 다크 호스로 분류되는 나이지리아는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54)이 사령탑을 맡고 있고, 사우디와 노르웨이는 각각 카를로스
알베르토파레이라 감독(55)과 에질 올슨 감독(56)이 팀을 이끌고 있다.

이중 밀루티노비치와 파레이라 감독은 각각 유고와 브라질인으로, 이를
테면 '용병 감독'인 셈이다. 올슨은 현재 9년째 대표팀을 맡고 있는
'장수감독'.

밀루티노비치와 파레이라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월드컵 4회
진출감독'이라는 세계 축구사의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다. 그것도 매번
다른 팀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빈다는 점에서 한층 이채롭다.

그래서 두 사람에게는 '축구 방랑객(Soccer Vagabond)'이라는 별명
까지 붙었다.

94년 월드컵에서 미국 대표팀을 맡아 국내에도 얼굴이 잘 알려진 밀
루티노비치 감독은 '기적을 만들어 내는 축구 장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월드컵에 처음 등장한 것은 86년 멕시코 대회. 홈팀 멕시코
를 8강에 올려놓았다. 이는 멕시코가 월드컵에서 올린 최고의 성적이다.

90년에는 북중미의 소국 코스타리카를, 94년에는 미국을 2라운드에
올려 놓았다.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은 멕시코와 미국이 주최국이었다는 점을 상기
시키지만, 얘기가 코스타리카로 넘어가면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다.

90년대회서 코스타리카는 스코틀랜드를 1대 0, 스웨덴을 2대 1로 연파,
2라운드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같은 조의 브라질도 1대 0으로 코스
타리카를 간신히 꺾었을 뿐이다. 코스타리카는 결국 2라운드서 체코에
1대 4로 패해 8강 진입에는 실패하지만 대회 첫 출전치고는 눈부신 성
적을 올린 것이다.

코스타리카의 선전으로 상종가를 친 밀루티노비치는 91년 미국 대륙
에 입성한다.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있었으나 당시 미국의 축구 환경은
척박하기 짝이 없었다. 프로 리그는 아예 없었고, 그나마 재능있는 선
수들은 모두 해외서 활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루티노비치의 '진
흙을 옹기로 빚어내는' 솜씨는 미국을 일약 16강에 올려놓음으로써 세
계 축구계를 다시 한번 경악하게 만든다. 16강전서는 우승팀 브라질에
0대 1로 아깝게 패했다. 밀루티노비치는 미국 축구를 30년 1회 월드컵
이후 64년만에 2라운드를 밟게 한 것이다. 91년부터 95년까지 미국 대
표팀을 맡아 31승29무36패. 그는 미국 축구를 세계 중견 강호의 반열에
들게 한 장본인이다.

밀루티노비치는 95년 멕시코에 다시 채용돼, 98 월드컵 북중미·카
리브해 예선을 1위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는 캐나다(2대 2), 코스타
리카(3대 3), 자메이카(0대 0)에 이어 멕시코시티서 벌어진 라이벌 미
국과의 경기마저 득점없이 비기는 졸전으로 감독직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4승 2무 후에 내리 4무승부를 추가, 다혈질인 멕시코 팬들의
분노를 샀기 때문. 두번째 멕시코 감독으로서는 23승14무9패를 기록했
다.

밀루티노비치는 멕시코와 결별한 지 한달만인 작년 12월 아프리카에
새 둥지를 틀었다. 96년 나이지리아를 애틀란타 올림픽 우승으로 이끌
었던 네덜란드 조 봉프레르 감독이 유력했으나 집권자 사니 아바차 장
군과의 불편한 관계로 밀루티노비치가 전격 영입됐다.

애틀랜타 올림픽서 브라질·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꺾고 우승했던 선
수들로 주축을 이룬 나이지리아는 지난달 독일과의 평가전서도 대등한
경기끝에 0대 1로 아쉽게 패했을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이
번 대회서 스페인 불가리아 파라과이 등과 '죽음의 조'인 D조에 편성된
것이 밀루티노비치에게 불행이라면 불행이다. 유고 세르비아에서 태어
난 그는 60년대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렸고, 스위스·프랑스를 거쳐 멕
시코1부 리그서 선수·코치 생활을 했다.

밀루티노비치의 스타일을 '잡초류'라고 한다면 파레이라는 같은 '철
새 감독'이라도 정통파에 가깝다. 94년 미국 월드컵서 브라질을 우승시
키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그는 작년말 조추첨 행사에서 FIFA로부터
베켄바우어의 유럽 선발에 맞서는 비유럽 올스타팀 감독으로 위촉될 정
도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우디와는 두번째 만남이다. 10년 전인 88년 사우디 대표팀을 아시
안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는 82년에는 쿠웨이트, 90년에는 UAE 대표팀
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등 중동 국가와의 인연이 각별한
편이다. 사우디축구협회는 1년간 그를 채용하면서 3백만달러를 지급하
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레이라는 94년 월드컵직후 스페인과 터키의 1부
리그팀에 이어 96년 12월부터는 미국 프로축구 메트로스타스 감독으로
일해왔다.

브라질 대표팀과는 70년대 펠레의 현역 시절 대표팀 피지컬 매니저로
인연을 맺어, 94년 정식 감독으로 월드컵을 치렀다. 재직 기간 중 브라
질대표팀의 성적은 28승13무5패. 그는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라는 평을 듣고 있으나 96년 가을에는 브라질 FC 상파울루에서
10경기 연속 '무승'의 기록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파레이라는 75년 브라질 플루미네세팀을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
했으며, 영어·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프랑스·남아공·덴마크
와 함께 C조에 편성된 사우디는 작년 홈구장인 리야드서 열린 97 대륙
간컵에서 브라질에 0대 3, 멕시코에 0대 5로 패해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16강 진출이 힘들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작년 '무적 함대' 브라질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다.

브라질은 이탈리아·프랑스·잉글랜드와의 프레 월드컵을 앞두고 가벼
운 연습 상대로 노르웨이를 골랐으나 2대 4로 패하는 수모를 당한 것.

대표팀의 에질 올슨 감독은 노르웨이에서 한국의 차범근 감독과 박종환
감독의 인기를 합친 것 만큼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79년부터 85년까지
청소년 대표팀 감독에 이어 90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올슨은 94년
미국 월드컵에 이어 2연속 본선 진출로 일약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노
르웨이에게 94년 대회는 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56년만에 본선 무대
를 밟은 셈이었다. 당시 이탈리아·멕시코·아일랜드와 같은 조에 속했
던 노르웨이는 1승1무1패로 월드컵 사상 첫 '4자 동률'을 기록했으나
득실차에서 밀려 아깝게 탈락했다.

올슨 감독은 현역 시절 노르웨이 축구 사상 드리블을 가장 잘했던 선
수로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발재간도 뛰어나 한번은 다섯 시간 동안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는 묘기를 보인 적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
부는 아니다. 올슨은 노르웨이 축구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대학 졸업장
을 받은 '학구파'이다. 정치적으로는 한때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의
당원이었을 정도로 좌익쪽에 심취했던 적도 있었다.

노르웨이 대표팀은 4·5·1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올슨 감독은 한
동안 한국 대표팀과 같은 3·5·2 전법을 구사했으나, 3명의 백(back)
으로는 지역 방어를 감당할 수 없어 세계적인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진
포메이션을 택했다. 대신 스피드가 뛰어나고 체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들
로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것이 특기.

올슨은 "노르웨이 선수들이 세계 초일류의 기량을 가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전술과 정신력으로 부족한 부분
을 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브라질이 우리의 시스템
을 차용한다면 지구상에 그들을 꺾을 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르웨이 대표팀은 올슨 감독의 축구 선수로서의 기량과 이론적인 연구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유럽의 다크 호스로 거듭난 것이다. 노르웨이는 이
번 대회서 브라질·스코틀랜드·모로코와 A조에 편성됐다.

프랑스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사우디·노르웨이가 어떤 활약을 보
일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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