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생활] "랄랄라 종원이가 우리 막내예요"

뉴스
입력 1998.04.28 18:49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김옥녀씨-----.

김옥녀(89)씨는 요즘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막내아들 최종
원(49)이 난생 처음 제 집을 마련하게 됐기 때문이다. 20년 넘도록 산
동네 전셋방을 전전하던 막내였다. 내년 4월이면 경기도 김포시에 42
평짜리 번듯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다.
사진설명 :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에 뽑힌 연극배우 최종원씨 어머니 김옥녀씨(오른쪽).



요즘 막내아들은 TV만 틀면 수시로 나오는 스타가 됐다. 아들이
나오는 드라마 '육남매'는 물론, 맥주 라면 같은 TV CF까지 김씨는 놓
치지 않는다.

최종원은 그에게 유달리 눈에 밟히는 자식이다. 강원도 태백에서
탄광 감독으로 있던 남편 최석담(88)씨와 부족함 없는 살림을 꾸려가
며 8남매를 길렀다. 막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한다며 나선 남편은 알거지가 됐다. 그즈음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
고 태백에 돌아온 둘째아들도 탄광사고로 세상을 떴다. 지옥 같은 나
날이었다.

최종원이 배우 되겠다며 서울에 올라왔을 때, 김씨도 함께였다.벌
이가 시원할 리가 없었다. 큰아들이나 딸들이 어머니에게 쥐어준 용돈
은 막내아들 차지였다.

"엄마는 제가 5만원을 벌어와도 형이나 누나에게 15만원을 벌어왔
다고 자랑하곤 했습니다.".

최종원은 막내아들 기안 죽이려고 무던히 애썼던 어머니를 기억한
다. 그는 "어머니는 나를 연극배우답게 살도록 지켜준 정신적 지주였
다"고 말한다.

김씨는 무대에 선 아들을 보려고 극장을 수없이 찾아다녔다고 했
다. "지난 1월엔 '불효자는 웁니다'에 가봤어. 종원이가 변사처럼 극
을 진행하고, 노래까지 불러제끼는 감초역을 맡았는데 우리 아들 연기
잘하더라. 한번 더봤으면 좋겠어.".

그는 최근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
로 뽑혔다. 막내 덕에 큰 상까지 타게 됐다며 쑥스러운 표정이다. "자
식들이 공경해주니 고마울 뿐이야. 가족이 모두 건강한 게 유일한 바
람이지.".

시상식은 5월1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열린다.

(*김기철기자·ki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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