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불임극복사례] 인공수정 7전8기…쌍둥이 공주

뉴스 한현우
입력 1997.06.16 17:48


【 대전 = 한현우기자 】 정영숙(37·회사원·대전 동구 판암동
주공아파트)씨는 지난해 12월26일 예쁜 쌍둥이 자매를 낳았다. 괴롭고
도 지루한 인공수정, 시험관 수정을 8차례나 거듭한 끝에 얻은 공주님
들이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말짱한 배에 수건을 칭칭 감고 다녔
어요.너무나 기쁘고 자랑스러워서요." 불임클리닉 환자들끼리는 "임신
하면 쫄바지 입고 실컷배 내밀고 다니자"고 농담도 한단다.

정씨가 불임을 알게 된 건 결혼후 10개월이 지난 92년 4월. 연이틀
남편 생일잔치를 고되게 치르고나니 배가 아파왔다. 그날 밤 병원에서
유산을 확인했을 때만 해도 불임은 상상밖이었다. 의사는 "불임증인
것 같으니 매달 1번씩 배란을 체크하라"고 주문했다. "남의 일로만 알
았는데… 닥치니까 너무나 황당하더군요."이후 3년여동안 대전에서 산
부인과를 다니는 생활이 계속됐다. 첫 인공수정 시도는 94년 3월. 실
패였다. 두번째, 세번째도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네번째 아이가 생겼
지만, 두달이 지난 뒤 아이 심장이 뛰지 않아 사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쯤 남편 이성호(39·전기업)씨가 말리고 나섰다.

"아이 갖겠다고 뛰어다니는 모습 보기도 애처럽고, 돈도 감당키 어
려울만큼 들더군요. 정 안되면 입양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정액채취
실에서 나올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었다. 그렇지만 아내는 단
호했다. "남의 집안에 시집왔으면 뿌리를 내려야죠. 반드시 된다는 믿
음이 있었습니다."경기 고양의 용하다는 한의원에 찾아가 한약도 달여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지만, 인공수정에 6번째
실패한 95년 4월엔 사주팔자도 봤다. 점방에서는 그해 분명히 득남할
거라고 큰소리쳤지만, 인공수정 실패횟수만 한번 더 늘었을 뿐이다.
불임관련 TV프로그램은 모조리 다 봤고, 신문과 잡지는 물론, 한방-식
이요법 단행본도 10권 넘게 읽었다.

지난해 2월말, 정씨 부부는 서울 불임전문 클리닉을 찾았다. 성공
률이 20∼30%밖에 안된다는 '시험관 수정'을 위해 40개월간 부은 1천
만원짜리 적금을 깼다. 시술을 앞두고 12일간은 매일 대전과 서울을
오갔다. "그냥 둘이 살자" "포기할 수 없다"며 부부가 다투기도 했다.
그동안 이 일로 들인 돈이 이럭저럭 3천만원을 넘었다.

5월8일 진찰결과를 갖고 온 의사는 "임신이 됐다"고 알렸다. 다른
병실 식구들도 수박을 사들고 왔고,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그새 몰래
눈물 훔치며 자리를 뜨는 '동료'도 있었다. "우리 딸들은 태어나기 전
에 효도한 거예요. 그렇게 큰 어버이날 선물이 또 있겠어요?".

그해 12월26일 쌍둥이가 태어났다. 수진이와 혜진이는 40초 차로
언니-동생이 됐다. 6개월째인 지금은 둘다 8㎏ 안팎으로 무럭무럭 자
란다.

정씨는 지난 3월 직장에 복귀했다. 아이들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가 돌봐준다. "남들이 절더러 독하대요. 귀한 딸들 놔두고 어
떻게 출근하냐구요. 그런데 그 억척때문에 7전8기 해낸 거예요. 자신
감 없인 절대 못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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