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 윤희영기자 】 길거리 행인들 발길에 차이던 무가지
가 미국 최대 문화 신문으로 도약했다. 문화도시 뉴욕의 급진적 평론신
문으로 출발했던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가 거리 신문으로 탈바
꿈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보이스」는 지난해 4월 회사 운명을 건 대변환을 시도했다. 55년
창간 이래 40여년간 돈받고 팔던 신문을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타블로이드판( 절반크기) 「보이스」는 신문 가판대 한자리
를 과감하게 뛰쳐나와 거리로 나섰다. 뮤지컬, 연극, 영화, 무용, 미술,
음악, 새로나온 책….
맨해튼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사와 현상을 낱낱이 안내하면서, 뉴요
커들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시사뉴스에 대한 심층분석, 주요 사건요
약정리를 곁들여 종합지 구색도 갖췄다.
뉴욕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NY거울」, 「거리의 스타일」 「이 사람의
모든 것」으로 지면을 다양화했다. 1백60쪽을 채운 기사들은 내용이나
형식에서 권위라는 힘을 뺐다. 정보 전달에 충실하고, 재미있는 사람과
사건을 추적했다. 행색은 길거리에 나앉은 무가지. 그러나 이를 찾
는 독자는 교양인과 지식인들이다. 위력은 한달도 안돼 금세 나타났다.
발행부수가 3주만에 3만5천부가 늘어 18만부가 넘었다. 1년이 지
난 요즘엔 23만부에 이르렀다. 뉴욕 통근자들이 사는 뉴저지와
에서도 구독 수요가 급증했다. 유가지때 발행부수는 14만7천부. 가판가
가 1달러50센트였으니 월 90만달러(8억여원)가 넘는 고정수입을 포기한
셈이다.
그러나 구독료를 포기한 대신 광고 수입이 연간 수천만달러에 이르
고 있다. 구독자 평균 연령은 32.5세. 신세대 취향의 새로운 신문 영역
을 열었다.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노점상들이 자기
가판대에 옮겨놓고 1달러25센트씩 받고 있다. 유용한 정보가 많다보니
돈 주고라도 사보겠다는 독자들이 생겨났기 때문다. 「보이스」는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을 필진으로 영입하면서 과거퓰리처상 2회 수상의 영예
를 회복하려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