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8.31 03:48
[땅집고]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지구 ‘일원개포한신’, ‘일원우성7차’, ‘개포4차현대’가 재건축을 본격화한다. 이 단지들은 가구 수가 적고 한 블록 안에 나란히 붙어 있어 흔히 ‘개포 삼총사’로도 불린다. 개포지구 내 다른 아파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역세권이어서 입지는 가장 좋다는 평가다. 특히 개포 삼총사는 개포지구에 남은 사실상 마지막 재건축 단지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 단지 규모는 작지만 지하철역 코앞
개포동 일대 주공 아파트 중 가장 먼저 재건축이 추진된 개포주공 3단지 등 저층 단지는 2019년부터 입주하고 있다. 올 2월에는 중층(中層) 단지로 꼽히는 ‘개포주공 5·6·7단지’가 조합설립인가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개포 삼총사는 안전진단 등 재건축 초기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개포 삼총사는 한 블록에 나란히 들어서 있다. 단지 규모는 작은 편이다. 일원우성7차가 802가구로 가장 크고, 일원개포한신과 개포4차현대는 각각 364가구, 142가구다. 반면 이 3개 단지는 지하철3호선과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대청역까지 걸어서 5분 이내로 가깝다. 현재 개포지구에서 유일하게 3호선과 분당선 지하철역을 모두 걸어다닐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단지에서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서울영희초등학교, 중동고등학교가 있어 교육 여건도 우수한 편이다.
■ 통합 재건축 무산…일원개포한신은 사업인가 받아
개포 삼총사는 한때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주민 반대에 따라 3개 단지가 각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원개포한신은 지난 10일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일원개포한신은 1984년 3월 입주했다. 최고 13층 4개 동에 364가구다.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3개동, 총 498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 등 상위 10대 건설사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원우성7차는 1987년 입주했다. 안전진단 통과 후 정비구역지정을 앞두고 있다. 최고 35층, 1234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개포현대4차는 1개동 142가구짜리 나홀로 단지다.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다만 가구 수가 200가구 미만으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등에 따라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면 안전진단 등 각종 절차를 생략해 진행할 수 있다.
개포 삼총사와 다소 떨어져 있지만 소형 단지인 도곡동 ‘개포럭키’ 아파트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추진위원회 설립 18년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1986년 준공한 총 2개 동, 전용면적 79㎡ 단일면적 128가구 단지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 역세권으로 고급 주상복합인 타워팰리스 맞은편에 있어 입지가 우수하다.
■ 84㎡ 호가 25억…주변 새 아파트와 별 차이 없어
일원개포한신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일원우성7차와 개포4차현대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일원우성7차는 지난 7월 83㎡(이하 전용면적)가 24억7000만원(13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직전 거래였던 올 1월보다 4억원 올랐고, 현재 호가는 25억5000만원 수준이다. 현대4차는 84㎡가 작년 5월 14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아직 거래가 없다. 다만 호가는 21억~22억원까지 상승했다.
개포 삼총사의 현재 호가에 예상 추가 분담금(전용 84㎡ 기준 약 3억원)을 고려하면 총 투자액은 2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개포지구 신축 아파트 최고가와 별 차이가 없다. 한마디로 지금 사면 시세 차익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 거래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달 입주한 ‘디에이치자이 개포’(1996가구)는 84㎡가 개포지구에서 처음 30억원에 거래해 평당 1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개포지구 재건축이 완료되면 개포 삼총사 가격이 더 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개포지구 재건축이 완료되면 반포동 한강변보다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무기로 고급 주거지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며 “다만 개포 삼총사는 재건축 추진이 늦어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없고, 단지 규모가 작은 만큼 커뮤니티시설이 주변 대단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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