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8.19 03:13
[땅집고]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 지구지정 15년 만에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이하 미성·크로바)’ 사업이 때 아닌 시공사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수주 과정에서 조합원 대상으로 현금을 살포했다는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 결과에 따라 사업권을 잃을 수도 있게 된 것. 이 경우 시공사 재선정에 따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일부 조합원은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롯데건설이 입찰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계약 해지도 추진하고 있다.
미성·크로바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17-67일대로 재건축을 통해 1888가구를 새로 짓는다. 공사비만 약 5100억원으로 대형 사업지다.
19일 주택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017년 미성·크로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최근 검찰에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롯데건설 홍보용역을 맡은 A사 대표 김모씨는 롯데건설 지시로 2017년 8~10월까지 3개월 동안 소위 OS(Outsourcing·아웃소싱) 요원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현금을 비롯해 현물, 여행경비, 리조트·호텔 숙박권 등 합계 1억84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579회에 걸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수주 과정에서 조합원 대상으로 현금을 살포했다는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 결과에 따라 사업권을 잃을 수도 있게 된 것. 이 경우 시공사 재선정에 따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일부 조합원은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롯데건설이 입찰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계약 해지도 추진하고 있다.
미성·크로바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17-67일대로 재건축을 통해 1888가구를 새로 짓는다. 공사비만 약 5100억원으로 대형 사업지다.
19일 주택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017년 미성·크로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최근 검찰에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롯데건설 홍보용역을 맡은 A사 대표 김모씨는 롯데건설 지시로 2017년 8~10월까지 3개월 동안 소위 OS(Outsourcing·아웃소싱) 요원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현금을 비롯해 현물, 여행경비, 리조트·호텔 숙박권 등 합계 1억84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579회에 걸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르면 오는 11월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롯데건설은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 미성·크로바 조합의 시공자 선정 입찰 참여 규정 제10조(건설업자 등의 개별홍보 금지)에 따르면, 건설사 임·직원과 홍보요원 등을 동원해 개별 홍보를 하거나 사은품 및 금품 제공 등 홍보에 관한 사항을 위반한 경우 입찰자격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행각서의 내용을 위반한 때 역시 입찰자격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롯데건설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소 수백억원대에서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현행 도시정비사업법에 따르면 금품 등 뇌물을 공여한 경우 부정제공금액이 500만원 이상인 경우 공사비의 5%, 3000만원이 넘으면 공사비의 20%까지 과징금을 물게 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물어야 한다. 미성·크로바 아파트 공사비는 약 5100억원이다.
검찰은 이번에 기소한 피의자 중 일부가 미성·크로바뿐 아니라 응암2구역, 신반포15차 등지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보고, 관련 증언과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미성·크로바를 포함한 롯데건설의 다른 사업장까지 사업 지연 등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땅집고 통화에서 “재판 중인 사안이라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일부 조합원 “롯데건설, 당초 약속 대부분 안 지켜”
미성·크로바 일부 조합원들은 형사 재판과 별도로 롯데건설이 입찰 당시 제시한 특화설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2017년 9월 입찰 제안 당시 975억원에 달하는 특화설계 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는 것. 당시 롯데건설이 제안한 특화설계는 서울시가 도시경관 저해와 분양가 상승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설계안은 ‘성냥갑’ 아파트 모양으로 바뀌었다.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특화 설계뿐만 아니라 입찰 당시 제안한 사항을 상당수 어겼다고 주장한다. 롯데건설은 입찰 당시 동영상과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조합원에게 “경쟁사인 GS건설 브랜드 ‘자이’보다 3억원 이상 프리미엄을 보장하는 ‘시그니엘 잠실’로 단지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수주 이후 입장을 뒤집었다. 저작권 검토 결과, 시그니엘 도입이 불가능하다며 조합원들에게 사과했다. 조합원들은 “잠실역이나 롯데월드타워와 지하로 연결하는 무빙워크 등 당시 약속했던 혁신안도 전혀 진척이 없다”고 주장했다.
롯데건설은 “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땅집고 통화에서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한 만큼 공공성과 재산권의 조화를 이루고 주변 경관에 어울리게 설계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특별 설계를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성·크로바는 2019년 상반기 이주를 마쳤지만 설계안을 확정하지 못해 2년가량 착공이 미뤄져 왔다. 롯데건설은 당초 스카이브릿지 3곳과 미디어파사드·커튼월 등 특화 설계를 제안해 ‘미래에서 온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분양가 인상, 도시경관 저해 등의 우려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지난해 설계안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이 커지면서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이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설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건축심의를 통과한 만큼 변경된 설계안을 토대로 사업시행계획변경 인가를 받은 후 이르면 연내 착공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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