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8.09 03:49
[땅집고]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지난달 12일 14층 매물이 10억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입주 후 첫 10억원 벽을 깼다. 작년 6월만 해도 시세가 7억원 이하였다. 그런데 작년 7월부터 급등하더니 12월엔 9억원을 돌파했고, 올해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중계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에도 신혼부부나 20~30대 젊은 손님이 계속 찾아온다”며 “집값이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부모 찬스에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집을 사는 분위기”라고 했다.
정부의 경고에도 집값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르면서 그동안 서민 주거지로 꼽히던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도 시세 10억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10억 클럽’에 진입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에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다. 수도권에서도 비교적 저렴했던 남양주와 시흥에서 10억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 ‘노·도·강’ ‘금·관·구’가 시세 상승 주도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0.2% 올라 2019년 12월 셋째 주(0.2%) 이후 처음으로 0.2%대 상승률을 보이며 반등했다. 지난달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직접 나서서 집값이 고점 수준이라며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발표 직후 조사(8월 2일)에선 오히려 집값 상승폭이 더 커진 것.
서울 노원·도봉·강북구와 금천·관악·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 속도가 가장 빠른 노원구의 경우 상반기까지 상승률(5%)이 작년 연간 상승률(5%)에 육박한다. 지난달 노원구의 3.3㎡(1평)당 평균 아파트값은 3515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37만원 올랐다.
아파트 평균 가격이 오르면서 10억원을 넘는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5차’ 84㎡는 작년 12월 8억5000만∼8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0일 11억8000만원(14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불과 7개월 만에 3억원 이상 뛰었다. 강북구에서도 미아동 ‘두산위브트레지움’ 84㎡가 작년 11월까지 9억원이 안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0억1000만원(18층)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한강 이남에서도 금·관·구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84㎡는 올 4월 10억1000만원으로 처음 10억원을 넘어선 뒤 이달 2일 10억3900만원(6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관악구 신림동 신림푸르지오 84㎡는 올 2월 처음 10억원(11층)을 돌파한 뒤 지난달 10억4000만원(9층)까지 올랐다. 신림동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들어 경기도 집값이 같이 오르면서 차라리 서울에 빨리 집을 사두자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수요가 집값을 받쳐주는 형국"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집값이 치솟자 비강남권 아파트값은 아직 저렴하다고 느끼는 착시 현상이 확산하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키맞추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남양주·시흥에서도 10억 천장 뚫어
수도권 외곽에서도 10억원 넘게 실거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다산아이파크' 84㎡는 지난달 10억3000만원에 팔렸다. 다산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다산신도시 입주 초기인 2017년만 해도 84㎡ 시세가 4억원 내외였는데 4년여 만에 2.5배 정도 급등했다"고 했다.
그동안 주택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시흥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동 ‘호반써밋플레이스’ 아파트 84㎡는 지난 7월 배곧신도시에서 최초로 10억원에 팔렸다. 배곧동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10억원에 팔린 아파트는 실입주가 가능한 데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위치여서 비싸게 팔렸다”면서 “서울 외곽을 비롯해 시흥 주요 입지에서 아파트값이 워낙 오르니 별 호재도 없는 배곧신도시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상승장이 끝나고 하락장으로 돌아선다면 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올 상반기에는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동두천, 시흥, 안산, 의왕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어서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하락장이 오면 이 지역들이 가장 먼저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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