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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누가 사?" 했던 나홀로 아파트가 대박났다

    입력 : 2021.08.05 03:34

    [땅집고] 이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분양한 나홀로아파트 '신림스카이' 56.5㎡가 청약경쟁률 246대 1을 기록해 주목된다. /부동산 커뮤니티 캡쳐

    [땅집고]이달 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분양한 ‘신림스카이’ 아파트.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2호선 봉천역으로 걸어서 20분 이상 걸리는 비(非)역세권 아파트다. 주택 크기는 전용 35~56㎡ 소형 주택형으로만 이뤄져 있다. 전체 가구 수가 총 43가구다. 전형적인 나홀로 아파트 단지다. 과거에는 이런 주택 상품이 청약시장에 나오더라도 청약에선 미분양이 나오고, 준공 때까지 천천히 분양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진행된 이 아파트 청약 결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평균 청약 경쟁률 23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면적이 가장 넓은 56.5㎡ 주택형은 최고 경쟁률 246대 1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년간 주도한 부동산 정책의 결과로 주택 시장이 대혼란이 빠지면서 ‘기이한’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 시장에서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나홀로 아파트가 속속 청약 마감을 하고 있다는 점.

    통상 과거에는 서울의 강남권이라도 나홀로 단지인 경우 청약이 미달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주택 시장에서도 나홀로 단지는 ‘찬밥’ 신세로 주변 아파트 값이 올라도 가격 상승폭이 훨씬 낮았다.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주차장이나 커뮤니티 시설 등이 부족해 ‘아파트 생활의 강점’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나홀로 아파트의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땅집고] 서울 새아파트 공급량 추이. /이지은 기자
    하지만 최근 분양하는 서울 나홀로 단지들은 유례 없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게걸음을 하던 나홀로 단지의 집값도 최근 2~3년 사이 수억원씩 뛰는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고,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인기가 없던 나홀로 아파트에까지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 시장은 주택 공급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쳐 왔다. 특히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땅집고가 청약홈 자료를 취합한 결과 최근 3년간(1월~8월 3일 기준) 서울에서 청약을 받은 민간·공공분양 아파트는 ▲2019년 6260가구 ▲2020년 4369가구 ▲2021년 1264가구로 매년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땅집고] 최근 서울에 분양한 나홀로단지들 청약 경쟁률. /이지은 기자

    분양 물량 자체가 적다보니 나홀로 아파트에도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 분양하는 나홀로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점점 치솟고 있는 추세다. 같은 단지더라도 방 2~3개 정도를 갖춘 주택형의 경쟁률이 특히 높다.

    지난 4월 관악구 봉천동에 분양한 ‘관악중앙하이츠포레(82가구)’의 경우 43㎡는 94대 1, 63㎡는 538대 1로 청약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청약 접수를 받은 중랑구 신내동 ‘망우역신원아침도시(99가구)’는 주택형별로 청약 경쟁률이 ▲48㎡ 24대 1 ▲57㎡ 113대 1 ▲84㎡ 613대 1 등으로 나타났다.

    이달 관악구 신림동에 분양한 ‘신림스카이(43가구)’의 경우 56.5㎡가 청약경쟁률 246대 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5억9900만원이다. 같은 면적의 신림동 아파트 시세가 4억68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약 30%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인근 신축 나홀로단지인 ‘앰팰리스’가 지난 3월 7억7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저렴하다.

    [땅집고] 서울 나홀로아파트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기존 나홀로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서울 중구 만리동1가 ‘서울역디오빌(2005년·72가구)’ 73㎡은 2011~2018년 동안 집값이 3억~4억원대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6억5000만원 역대 최고가를 찍더니, 현재 호가가 11억원까지 올랐다. 마포구 대흥동 ‘대흥세양(2000년·126가구)’ 84㎡는 2020년까지만 해도 8억 중반대에 거래됐는데, 올해 2월 12억원 최고가에 팔리면서 집값이 1년 만에 약 3억5000만원 정도 뛰었다.

    30년 넘게 분양대행업을 해 왔던 A사 대표는 “과거에도 집값이 폭등한 적이 있었지만, 나홀로 아파트에 이렇게 청약자가 몰리는 것은 처음 본다”며 “분양 업계에선 우스갯소리로 ‘아무도 못한 일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해냈다’는 말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나홀로아파트는 하락장에 진입할 경우에는 가격 방어가 안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심형석 미국 IAU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나홀로아파트을 사더라도 최대한 역세권인 단지를 고르거나, 20년 이상 된 아파트를 골라 리모델링 사업을 노려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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