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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에 역세권·숲세권이라지만…"84㎡ 30억은 너무해"

    입력 : 2021.07.30 03:17

    [땅집고 입주단지 분석] 30억 찍은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랜드마크 단지 될까

    [땅집고]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손희문 기자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약 20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 중 하나였다. 압구정동, 서초동과 함께 강남권 부촌(富村) 대명사인 ‘압·서·방(방배동)’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주택이 낡고 반포동 한강변에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인기가 떨어졌던 게 사실. 하지만 최근 방배동에 신축 단지가 속속 들어서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배경남아파틀 재건축한 ‘방배그랑자이’가 지난 24일 집들이를 시작했다. 최고 20층 8개동, 총 758가구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약 400m 떨어진 역세권 단지다. 주택형은 60~162㎡(이하 전용면적)로 이뤄졌다. 2019년 256가구를 일반 분양했는데 현재 일부 거래 가능한 84㎡ 분양권이 30억원을 호가한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너무 가격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땅집고] 서울 방배동 일대 주요 아파트 위치도. 빨간색 표시한 곳은 재건축을 진행 중인 지역. /손희문 기자

    ■ 방배역에서 도보 5분…매봉재산 자락 숲세권

    ‘방배그랑자이’는 2호선 방배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면 강남역 6분, 삼성역 12분이 각각 걸린다. 여의도까지는 30분 안팎이다. 단지 남측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사당역(2·4호선)도 10분 내로 닿는다. 경부고속도로 서초IC, 남부순환도로와 연계해 판교, 분당, 과천, 안양 등지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이 아파트는 강남에서 보기 드문 이른바 ‘숲세권’으로 꼽힌다. 단지 내 둘레길을 통해 서측 매봉재산에 오를 수 있다. 단지 남측에 남부순환로를 건너면 우면산이다. 자연친화적인 입지를 강조한 특화 설계도 눈에 띈다. 단지 중앙에 연못과 함께 조성한 인공폭포 ‘낙수정’, 매봉재산과 우면산을 단지 내로 연결하는 특화 조경 ‘천년의 숲’이 대표적이다. 단지 곳곳에 마련된 ‘가든라운지'와 ‘가든숲갤러리', ‘엘리시안가든', 숲과 나무를 테마로 설계된 ‘자이펀그라운드’(어린이 놀이터)도 있다. 101동과 109동 꼭대기층 스카이라운지에서는 매봉재산과 우면산은 물론 강남 시티뷰도 조망할 수 있다.

    [땅집고] '방배그랑자이' 아파트 중앙에 연못과 함께 조성한 인공폭포./손희문 기자

    [땅집고] 방배그랑자이 내 인공폭포 '낙수정'과 휴게공간 '크리스탈하우스'. /손희문 기자

    방배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이 꼽는 로얄동은 매봉재산과 방배근린공원을 접해 녹지 조망이 가능하고 단지 중앙에 위치해 조용한 102동과 103동이다. 상대적으로 지하철역이 가까운 104~106동 역시 선호도가 높다.

    커뮤니티시설은 102동에 있다. ▲대형 피트니스센터 ▲프리미엄 독서실 ▲북카페 ▲호텔식 스파·사우나 ▲실내 영화관 ▲실내골프연습장 ▲클라이밍이 가능한 다목적 체육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땅집고] '방배그랑자이'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손희문 기자

    다만 자녀를 둔 입주자라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주변에 초·중·고교가 없어 멀리까지 통학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학교가 상문고등학교인데, 걸어서 약 20분 걸린다.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는 단지에서 1.6km 떨어진 신중초등학교다.

    아파트 남쪽과 서쪽이 산으로 둘러싸여에 상가 등 편의시설도 부족한 편이다. 단지에서 방배역으로 가는 길목에 장을 볼 수 있는 마트나 시장이 전혀 없다. 편의점 두 곳이 전부다. 음식점·상가 등 생활필수업종 역시 인근 ‘방배아트자이’나 ‘방배서리풀e편한세상’ 등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땅집고] '방배그랑자이'에는 자연친화를 강조한 특화설계와 조경공간이 돋보인다./손희문 기자

    ■ 84㎡ 호가 30억?…“랜드마크 되긴 어려울 것”

    ‘방배그랑자이’는 2019년 5월 일반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모든 주택형에서 전세금이 분양가를 넘어설만큼 집값이 올랐다. 당시 분양가는 주택형별로 ▲59㎡ 10억1200만~12억3000만원 ▲ 74㎡ 11억4500만~15억1700만원 ▲84㎡ 13억300만~17억3600만원이었다.

    올 7월 말 현재 전세금 호가는 ▲54㎡ 11억5000만~13억원 ▲74㎡ 13억~16억5000만원 ▲84㎡ 15억~19억원으로 형성됐다. 전세 거래가 아직 활발하지는 않다. 방배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임대차3법 여파로 전세금이 급등하고, 반전세 매물도 늘어나면서 좀처럼 전세금 시세가 떨어질 기미가 없다”고 했다.

    ‘방배그랑자이’는 소유권이전등기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돼 매물이 귀하다. 현재 거래 가능한 분양권 매매호가는 30억~40억원대다. 84㎡가 29억8000만~30억원에 나와있다. 122㎡는 41억~42억원대를 호가한다.

    [땅집고] '방배그랑자이'와 인근 아파트 시세./손희문 기자

    방배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방배그랑자이가 ‘방배아트자이’와 ‘서리풀e편한세상’에 비해 매매호가가 너무 높다고 말한다. 두 아파트는 84㎡가 최근 23억원에 실거래됐다. 방배동 삼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원 매물 등 일부 거래가능한 분양권 중심으로 호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는 연말쯤 매물이 나오고 거래도 이뤄지면서 정확한 시세가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방배그랑자이’가 방배동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잡기엔 역부족이란 의견도 나온다. 방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방배역에서 가장 가까운 서리풀e편한세상과 비교하면 방배그랑자이 84㎡는 25억원 아래로 시세가 형성될 것 같다는 예상이 많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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