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30 03:13
[땅집고] “홍남기 부총리가 ‘집값 곧 떨어진다’고 염불을 외우는 이유가 있었네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 담화에서 “집값이 고점이다”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주택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장에 막연한 기대 심리가 팽배한 탓으로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홍 부총리가 집값 꼭지론을 펴며 이른바 ‘영끌 매수’를 멈추라고 경고한 것만 최근 두 달 새 벌써 다섯번째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홍 부총리가 폭락론자가 된 이유가 이해된다’는 우스갯소리가 확산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정부가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에게 1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할 당시 홍 부총리도 경기 의왕시 아파트를 급하게 팔았다. 문제는 이 아파트 가격이 불과 1년 새 4억원 이상 뛰어버린 것. 한 네티즌은 “(홍 부총리가) 배 아플 만도 하다. 나 같아도 집값 떨어지라고 염불을 외겠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실제 홍 부총리는 지난해 8월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전용 97㎡를 팔고, 세종시 나성동 H01 주상복합아파트 99㎡ 분양권 하나만을 보유한 1주택자가 됐다. 의왕시 아파트 처분 가격은 9억2000만원. 그런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가 지난해 3월 11억7000만원에 팔리면서 해당 주택형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불과 7개월여 만에 집값이 2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현재 이 아파트 호가는 최고 실거래가 보다 더 높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13억원과 13억5000만원에 매물 두 건이 나와 있다. 최고 호가와 홍 부총리가 매도한 금액을 비교하면 4억3000만원 차이로 벌어진다.
‘의왕내손e편한세상’ 집값이 단기간에 수억원이나 오른 이유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인덕원역 신설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GTX-C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수원역까지 남북으로 관통하는 74.8㎞ 노선으로 2026년 개통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난 6월 말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GTX-C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는데, 현대건설이 인덕원역을 추가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주변 아파트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
‘의왕내손e편한세상’은 인덕원역에서 직선거리로 1.6㎞ 정도 떨어져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말하는 ‘역세권’은 아니다. 다만 현재 인덕원역 근처에는 노후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그나마 역에서 가까운 신축 아파트인 ‘의왕내손e편한세상’이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의왕내손e편한세상’은 2012년 입주한 최고 25층, 32개동, 2422가구 대단지다. 인근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인덕원센트럴자이’와 함께 인덕원역 일대 집값을 견인하는 단지로 꼽힌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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