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27 09:33 | 수정 : 2021.07.27 13:55
[땅집고] 새 임대차법 시행 1년 만에 서울의 아파트 1채당 평균 전세금이 1억3562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 전인 지난해 7월에는 4억9922만원이었으나 이달 6억3483만원으로 올랐다.
27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6억3483만원으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 7월(4억9922만원)보다 1억3562만원 올랐다. 이는 직전 1년(2019년 7월∼2020년 7월) 상승액 3568만원(4억6354만→4억9922만원)과 비교하면 3.8배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KB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6월 2억4902만원에서 2014년 2월(3억25만원) 3억원을 돌파한 뒤 2016년 3월(4억244만원) 4억원, 작년 8월(5억1011만원), 올해 3월(6억562만원) 6억원을 차례로 넘겼다. 3억원에서 4억원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년 1개월, 4억원에서 5억원까지는 4년 5개월이 걸렸는데, 5억원에서 6억원까지는 불과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작년 7월 3억3737만원이던 아파트 평균 전세금이 이달 4억3382만원으로 1억원 가깝게(9645만원) 뛰었다. 직전 1년 동안 상승액이 231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2배 높은 수준으로, 서울보다 상승 속도가 더 빨랐다. 같은 기간 경기는 2억6969만원에서 3억5430만원으로 8462만원, 인천은 2억961만원에서 2억5559만원으로 4598만원 올랐다.
서울의 전세금 상승은 비교적 저렴한 전세가 많은 ‘노도강’ 지역과 고가 전세가 밀집한 강남 3구가 함께 견인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후 1년간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도봉구로 상승률이 35.4%에 달했다. 그다음으로 동대문구(32.2%), 노원구(31.7%), 송파구(31.4%), 강북구(30.1%)가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관악구(29.6%), 금천구(29.2%), 서초구(29.2%), 용산구(29.1%), 성북구(28.6%) 등은 10위권에 올랐다.
전세금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로, 전용 93.62㎡ 기준 아파트 평균 전세금이 11억2394만원까지 올라 1년 전과 비교해 2억950만원 상승했다. 서초구는 10억7831만원으로 2억4390만원 올랐고, 송파구는 8억1852만원으로 1억9576만원 상승했다. 93.62㎡ 기준 전세금이 5억원에 미치지 않는 지역은 서울에서 노원구와 도봉구, 금천구, 중랑구 등 4곳에 불과했다.
1년 전 3억7037만원이던 노원구에서는 93.62㎡ 기준 아파트 전세금이 4억8793만원으로 1억원 넘게(1억1756만원) 올랐고, 도봉구는 1억2154만원(3억4320만원→4억6475만원), 금천구는 1억436만원(3억5714만원→4억6150만원), 중랑구는 9866만원(3억9133만원→4억9000만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 법 도입으로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하게 된 세입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갔지만, 전국적으로 전세금이 크게 오르는 등 부작용이 많아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계약갱신이 늘어났다고 홍보하지만, 전세 물건이 줄고 신규 전세금이 크게 올라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물건 부족으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빨라지면서 서민들이 더 어려운 주거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공사기간이 짧은 연립·다세대주택 공급을 장려하거나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다시 활성화하는 등 단기 공급책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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