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27 03:10
[땅집고] 다주택자 A씨는 최근 시세 합계 40억원대 아파트 3채를 모두 처분하고 새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다주택자 보유세가 눈덩이처럼 불어 올해 그가 내야 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만 5700만원이나 된다. 요즘 A씨가 눈여겨보는 부동산은 50억원 미만 꼬마빌딩이다. 비슷한 가격대 강남 아파트를 보유하는 것보다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안정적인 임대소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유세 역시 다주택자와 비교하면 12%(670여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주택 시장 규제가 점점 강화하면서 자산가들이 주택보다 꼬마빌딩을 주목하고 있다. 주택보다 높은 대출 한도, 짭짤한 임대 수익, 낮은 보유세와 증여세 부담 등이 장점이다. 기존 자산가는 물론 40대 이하 소위 ‘영리치’까지 꼬마빌딩 투자에 뛰어드는 추세다.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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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미만 꼬마빌딩 올 상반기 10조원 거래
25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플래닛이 발간한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는 2036건으로 작년 상반기(1434건)보다 4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은 18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9조9000억원)보다 85.6% 늘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를 공개한 2006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다 거래량이자 최고 거래금액이다.
거래 금액대별로 보면 10억~50억원 이하 빌딩이 46.9%로 가장 많았고, 50억~100억원 이하 19.6%. 100억~300억원 이하 14.8%, 10억원 미만 13.6%, 300억원 이상 5.0% 등이었다.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50억원 미만 빌딩 거래가 10건 중 6건에 달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연면적 3000㎡ 이하, 5층 안팎으로 50억원 이내 가격대를 형성해 개인 투자가 가능한 빌딩을 꼬마빌딩으로 본다.
면적 기준으로 봐도 꼬마빌딩 거래는 1535건으로 전체 거래의 75.4%를 차지했다. 거래금액은 10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7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에서 244건의 빌딩이 거래돼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종로구(179건), 마포구(17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속칭 ‘연트럴파크’가 포진한 연남동이 속한 마포구는 작년 상반기(53건) 대비 거래량이 224.5%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노창희 리맥스코리아 부사장은 “강남 집값이 이미 꼬마빌딩 수준으로 치솟았는데, 주택 시장 규제 때문에 보유나 처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꼬마빌딩은 고가 주택과 가격이 비슷한데 주택보다 규제가 훨씬 덜하고 레버리지 효과도 주택보다 몇 배 이상 높아 인기 지역에서는 매물이 없어 사기 힘들다”고 말했다.
■ 주택보다 대출한도 높고, 증여에도 유리
꼬마빌딩은 대출 한도가 높아 같은 금액이라면 진입 장벽이 주택보다 낮다. 주택 시장에서 서울 등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낮다. 9억원 이하 주택은 집값의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은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꼬마빌딩은 아직도 시세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꼬마빌딩은 세 부담도 적은 편이다. 세법상 비(非) 주택이어서 건물이 아닌 토지분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데, 80억원이 넘는 경우에만 내면 된다. 대부분 꼬마빌딩은 50억원 미만이어서 종부세 부담은 거의 없는 편이다. 빌딩은 여러 채 보유하면 양도소득세 등을 중과세하는 주택과 달리 중과세도 적용받지 않는다.
아파트처럼 거래 사례가 많지 않아 증여세 부과시 기준 금액이 비슷한 아파트보다 낮게 책정된다는 것도 유리하다. 유찬영 세무사는 “꼬마빌딩은 증여세를 따질때 시가가 아닌 공시지가나 기준시가를 활용할수 있어 증여세를 절세할 수도 있고 미리 증여하면 증여 후 가치 상승분에 대해서는 상속·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어 똘똘한 꼬마빌딩은 증여용으로 인기가 매우 높다”며 “하지만 증여세를 기준시가로 신고하는 경우 국세청이 감정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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