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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불붙었다…곤두박질 치던 제주도 집값 폭발

    입력 : 2021.07.26 07:36

    [땅집고] 제주도 제주시 중심지인 노형동에 위치한 ‘노형2차아이파크’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5월 9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9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석달 만에 2000만원이 더 올랐다. 작년 말 실거래가는 7억원대 후반이었다. 노형동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제주시에는 신축 아파트라고 해봐야 300가구 미만이어서 매물이 무척 귀하다”며 “집값이 9억원을 넘어 더 오를 것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전국적인 집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내리막을 탔던 제주 집값이 올 들어 뒤늦게 불붙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보다 덜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데다 규제가 없어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에 자리잡은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이주가 늘고, 일부 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도 집값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땅집고] 2021년 제주도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 /전현희 기자

    ■ 제주 집값 올 들어 11% 올라…4년 만에 상승 전환

    제주도 주택 시장은 한때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다. 2015년 한 해 동안 아파트값이 평균 18% 치솟았다. 하지만 사드(THAAD) 배치 논란으로 중국인 투자가 수요가 급감하고, 아파트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2018년부터 장기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이 7.04%, 수도권은 7.62%, 지방은 6.48% 올랐지만 제주도는 1.17% 떨어졌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제주도 아파트값은 평균 11.55% 올랐다. 전국 시·도 중 인천(13.36%), 경기(11.73%)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것. 이대로라면 2018년부터 잇달아 하락했던 제주도 집값이 4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대표적인 곳이 제주시내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 1월 5일 기준 이도주공 1단지, 이도주공 2·3단지, 고려·대지연립, 제원아파트 등 총 4곳에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도주공 2·3단지와 1단지는 각각 정비구역 지정과 변경신청을 마쳤고, 제원아파트는 입주자모집승인까지 완료했다. 1988년 준공한 이도주공3단지는 지난 5월 39㎡가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5억4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 넘게 올랐다.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제주도는 올 들어 전국에서 주택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었다. 올해 1~5월 주택 거래량이 5356건으로, 전년 동기(3761건) 대비 42% 증가했다. 전국에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제주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비중 역시 지난해 평균 19%에서 올 1~5월엔 25.6%로 높아졌다.

    [땅집고]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한 국제학교 앞을 지나는 학생들./조선DB

    ■“지금이 바닥…규제 없고 국제학교 수요도 늘어”

    제주영어도시에 국제학교가 자리잡으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집값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제주영어도시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379만㎡에 조성된 교육특화단지다. 교육부로부터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 국제학교 6곳 중 4곳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유학이 힘들어지자 부유층 학부모 관심이 국내 국제학교로 쏠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그동안 집값이 떨어져 규제도 없다. 분양가 책정이 자유로워 신규 분양 아파트가 줄줄이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연동센트럴파크' 평균 분양가가 3.3㎡당 2750만원으로 제주에서 역대 최고가였다. 그런데도 1순위 청약에서 204가구 모집에 2802명이 몰려 13.7대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다만 중국 관광객 감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주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주도 재건축은 막 시작한 단계여서 더 지켜봐야 하고, 신축 아파트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퍼져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늘면 기존 아파트는 선호가 줄어 집값이 다시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지금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부동산 경기에 따라 앞으로 집값이 오르락 내리락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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