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7.19 03:52
[땅집고] 인천 계양·남양주 진접2지구 등 수도권 사전청약 아파트를 기다렸던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싸지 않다”는 실망감이 쏟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1차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오는 28일부터 청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개한 3.3㎡(1평)당 추정 분양가는 인천 계양지구가 1397만~1428만 원, 남양주 진접2지구는 1322만~1358만원이다. 성남 복정1지구와 위례지구가 2405만~2581만원이다. 정부는 주변 시세의 60~80%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땅집고가 주변 실거래가와 비교한 결과, 대부분 크게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주 진접2지구 추정 분양가는 인근 신축 단지와 거의 비슷했다.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남양주진접롯데캐슬’ 59㎡(이하 전용면적)는 올해 3억6000만~4억원에 실거래됐다. 전철4호선 연장선(진접선)이 지나는 남양주 오남읍 ‘양지 e편한세상’ 59㎡도 지난 6월 4억49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진접2지구 59㎡ 분양가가 3억5174만원, 84㎡ 분양가는 4억5428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없다.
인천 계양지구 역시 인근 단지 실거래가가 비슷했다. 인천 계양지구 59㎡는 3억5628만원, 84㎡는 4억 9387만원으로 책정됐다. 박촌동 ‘계양한양수자인’ 59㎡는 지난해 12월 4억원, 올 3월 3억7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6억원이다. 계양지구 A2블록 사전청약 분양가(3억5628만원)를 이 아파트 호가와 비교하면 60% 수준이지만 실거래가를 보면 큰 차이가 없다.
최근 신규 분양한 민간 아파트와는 거의 비슷하다. 지난 4월 인천 계양구 박촌동(계양신도시)에서 분양한 ‘계양하늘채파크포레’ 59㎡는 3억6040만~3억9900만원이었다. 84㎡는 4억 7400만~4억 8700만 원으로 오히려 더 낮았다. 공공분양인데 민간 아파트보다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게다가 사전청약 분양가는 추정치여서 실제 분양가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최종 분양가는 사전청약 이후 1~2년 지난 본청약 때 확정한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에만 집값이 평균 12% 올랐다. 과거 사례를 보면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까지 평균 5~6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자가 내야 할 분양가는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하남시 감일지구 B7블록의 경우 2010년 사전청약 때 추정 분양가는 3.3㎡당 1050만원이었지만 2016년 본청약에서는 1350만원으로 28%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한 집값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해놓고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청약 분양가는 개발 시기와 입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시세의 60~80% 수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인천 계양의 경우 인근 신축 단지 3.3㎡당 시세는 1600만∼1800만원이지만 5㎞ 정도 떨어진 검단신도시 3.3㎡ 시세는 2100만∼2200만원이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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