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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부촌'의 귀환?…방배동에 새 아파트 쏟아진다

    입력 : 2021.07.16 03:12

    [땅집고]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 중 하나로 꼽혔다. 압구정동, 서초동과 함께 강남권 부촌 대명사인 ‘압·서·방(방배동)’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주택들이 모두 노후화하고,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에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부촌 자리를 빼앗겼다. 서래마을 등에 고급 단독·연립 주택들이 일부 남아있지만, 강남을 대표하는 부촌이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이랬던 방배동에서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방배 5구역, 6구역, 13구역, 14구역이 연달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착공과 분양이 시작된다. 현재 기본계획이 수립된 사업지까지 포함해 방배동 내 재건축 사업들이 모두 완료되면 방배동에만 약 1만여 가구 새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주요 재건축 단지 위치. / 김리영 기자

    방배동은 고층 아파트가 빽빽한 반포 일대와 비교했을 때 녹지가 풍부해 주거 환경이 더 낫다는 평가도 받는다. 더구나 2019년 서리풀 터널이 개통하면서 강남역까지 차로 15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해졌다. 특히 방배동 재건축 사업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피했고, 사업시행인가 후 3년이 지나 착공 전까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도 가능하다. 서초구 신축 아파트는 평당 1억원을 호가하며 84㎡ 기준 실거래가가 약 30억원이 넘는데, 방배동 재건축 구역 매물은 아직 이보다 약 5억원 정도 저렴해 매수 문의가 활발하다.

    ■ 방배동 최고가 등극하나…3080가구 ‘방배 5구역’ 하반기 착공 앞둬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지하철 4·7호선 이수역 5번 출구에서 나와 내방역 방향으로 300m 쯤 직진하면 거대한 철거 현장이 나온다. 서초동으로 곧장 이어지는 방배로를 따라 들어선 방배5구역 재건축(약 17만6496.1㎡) 현장이다.

    [땅집고] 철거가 진행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5구역. / 김리영 기자

    방배5구역은 지하 4층~지상 33층, 총 3080 가구로 재건축된다. 이주를 완료한 상태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며 현대건설의 고급 주거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사용한다. 방배5구역 조합 관계자는 “7월 중 조합원 분양가를 확정하고 올 가을 착공해 내년 초쯤 일반 분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배5구역은 방배동 재건축 단지 중에선 규모가 크고 입지가 우수해 입주 후 방배동 최고가 아파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리풀 터널을 이용해 강남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이수역(지하철 7·4호선)과 내방역(7호선)이 사업지 남북측에 각각 있어 단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서초구로 곧장 이어지는 서리풀터널. / 김리영 기자

    현재 조합원 분양가격은 59㎡가 10억1800만원, 84㎡는 약 13억원 정도에 형성됐다. 방배동의 A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방배 5구역에는 약 13~15억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총 투자금은 25~27억원 정도”라고 했다.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피하고, 조합원 지위양도 가능

    113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배 6구역도 2016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이주도 마쳤다. 5구역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고, 인프라 여건도 떨어지는 편이다. 6구역 시세는 5구역보다 약 1억원 정도 저렴하다.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가 10억원대로, 웃돈은 12억~13억원이 붙어있다. 총 투자금액은 23억~24억원 정도다.

    [땅집고] 방배동 주요 재건축 구역 추진 현황. / 김리영 기자

    2호선 사당역 역세권 사업지인 방배13구역은 방배5구역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총 2296가구가 공급되며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이다. 13구역 맞은편에는 460가구로 재정비되는 방배14구역도 관리처분 인가를 마치고 이주를 앞뒀다. 두 사업지의 매매가격은 84㎡ 기준으로 20억~22억원 선이다.

    [땅집고] 이주가 시작된 방배13구역. / 김리영 기자

    방배 5·6·13·14구역은 모두 2017년 12월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했다. 또한 4개 사업지 모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3년 간 착공하지 못해 현재 2년 보유한 매물에 한해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하다. 착공 전까지는 전매가 가능한데, 연내 착공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조합원 매물을 거래하려면 서둘러야 할 전망이다.

    ■이제 개발 본격화한 방배…가격 상승폭 클 것

    현재 방배동에는 신축단지가 드물고 2010년 이후 지은 새 아파트들은 규모가 1000가구 미만으로 작아 주변 지역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현재 방배동 신축단지 시세는 84㎡ 기준 23억원이 최고가다. 서초구 반포동의 경우 한강변 ‘아크로리버파크’는 84㎡가 39억8000만원, ‘래미안 퍼스티지’ 같은 주택형이 33억5000만원에 거래돼 평당 1억원을 훌쩍 넘겼다.

    방배동 4개 구역이 재건축 사업을 완료하면 아파트 값이 서초구 반포동·강남구 개포동 등의 가격을 상당 부분 따라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서초·강남 등지에 재건축 사업들이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지만, 방배동은 지금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폭이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땅집고] 서초구 방배동과 반포동 신축단지 시세 비교. / 김리영 기자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방배동은 쾌적하고 조용한 주택가에 인프라와 업무지구 접근성을 고루 갖췄기 때문에 반포동이나 강남 개포동, 압구정동과는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며 “재건축 사업이 완료하면 대단지인 데다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기 때문에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와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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