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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5개나 지나는데…좀체 희망 안 보이는 대곡역세권 개발

    입력 : 2021.07.16 04:03

    [땅집고]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 일대는 최근 추진 중인 각종 교통 계획이 집중되며 서북부 교통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곡역 일대 개발사업의 핵심인 ‘대곡 역세권 개발사업’은 10여년 째 감감무소식이다. 지역에서는 대곡역 개발이 3기신도시 창릉지구 개발사업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만큼 본격적인 개발까지는 10여 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땅집고] 대곡역세권개발 예정지./네이버 항공뷰

    ■ ‘서북권 교통의 핵심지역’ 주변엔 논밭만…역세권 개발계획 10년째 답보

    대곡역 주변 지역은 고양시 등 경기 서북부의 교통 핵심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 6일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1~2025년)을 발표하고 ‘대곡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대곡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대곡역에 총 사업비 1172억원을 투입해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거점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고양 덕양구에 위치한 대곡역은 현재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난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고양선(고양시청~창릉신도시~새절역), 대소선(대곡~소사 연장선)이 추진되면 향후 전철만 5개 노선이 지나게 된다. 경기 서부권에서 대곡역만큼 전철 교통망이 모이는 곳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다.

    그럼에도 대곡역 주변 개발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대곡역 복합환승센터개발 사업이 추진 중인데, 주요 철도 노선들과 버스를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시설과 함께 주거·업무 시설 4~5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반쪽에 불과하다. 대곡역 주변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교통 중심지에 걸맞는 대규모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대장동 일대 180만㎡(약 54만평)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현재 논밭 천지인 대곡역 일대를 대규모 개발계획이 바로 ‘대곡역세권 개발’ 사업이다. 총 사업비 1조9000억원을 들여 주거·숙박시설, 물류·유통, 의료는 물론 자족기능 강화를 위한 상업·업무시설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땅집고] 대곡역 역세권 개발 완공후 예상 모습./고양시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은 2010년 초부터 말이 나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답보 상태다. 2012년 착공·2016년 완공 예정이었던 개발 계획이 여러차례 연기됐다. 현재까지도 사업 면적과 기본 계획이 담기는 도시개발구역 지정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고양시장들도 이 사업에는 소극적이었었다. 강현석 전 시장(6·7대) 시절 80여만평 정도의 개발 규모가 최성 전 시장(8·9대) 시절에는 50만평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대곡역세권 개발은 사업 주체도 정해지지 않았다. 대곡역세권 사업은 2019년 6월 KDI(한국개발연구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후 3개 사업주체(경기도시공사·고양도시관리공사·국가철도공단) 중 국가철도공단(구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 불참을 통보했다. 2011년부터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해 온 경기도시공사는 2019년 9월부터 공동사업시행자 재구성을 추진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지분율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여전히 사업자 선정은 불투명하다. 고양도시공사 여전히 측은 “2028년 경에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성은 전혀 없다.


    [땅집고] 3기신도시로 지구 지정된 고양 창릉신도시 위치./국토교통부

    ■ “일러야 2030년에나 완공”…3기 신도시에 후순위로 밀리나

    대곡역 일대 주민들은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이 정치권의 희생양이 됐다고 반발한다. 현 정권이 3기 신도시 창릉신도시 개발을 밀어붙이면서 대곡역세권 개발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 대곡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역대급 집값 폭등을 겪으며 뒤늦게 ‘주택 공급 확대’로 방향을 튼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거는 정책이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인 만큼 대곡역세권은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입장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3기신도시 창릉 지구를 조성하는데는 11조9740억원의 금액이 들어간다. 고양시는 그 중 약 10%(1조1974억원)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한다. 이는 고양시 올해 전체 예산(2조9551억원)의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올해 교통·물류(2552억원), 국토·지역개발(2039억원)분야에 편성된 예산을 합친 금액의 2.6배에 맞먹는 금액이다. 도시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투자금을 회수하겠지만, 회수 기간이 길어 지자체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곡역세권 개발 사업을 별도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3 기 신도시의 입주가 완료되는 2026~2027년 경에서야 대곡역세권 사업이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계획분야의 한 전문가는 “대곡역 역세권 개발사업은 현재 꺼져버린 불씨와 같다. 정부의 우선과제인 3기신도시를 우선 조성하는데 자원과 역량을 투입한 뒤 이슈를 재점화한 이후에나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 시점은 2020년 말쯤에나 착공해 2030년은 돼야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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