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강남 대신 B노선 선로공용 용산행…5호선 연장도 검토

[땅집고] 정부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이른바 ‘GTX-‘D의 노선을 GTX-B 노선을 일부 활용해 서울 여의도역을 거쳐 용산역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김포 장기에서 출발해 부천까지 연결한 뒤 부천에서부터 GTX-B의 선로를 이용해 직결운행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5호선 김포·검단 연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1~2030년)’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철산위는 철도산업에 관한 기본계획 및 중요정책 등을 심의·조정하기 위해 설치한 위원회로,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부처 차관, 철도유관기관장, 민간위원 등 총 25인으로 구성돼 있다. 국토부는 지난 4월22일 철도망 계획의 초안을 공개하고 현재까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국토부에 따르면, GTX-D노선은 우선 김포 장기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하는 원안을 추진하게 된다. 이후 GTX-B 사업자가 결정되면 추후 협의를 통해 선로공용 방식으로 용산역까지 직결하겠다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송도에서 용산 구간을 GTX-B 열차가 단독으로 이용하므로, GTX-D의 열차를 추가로 운행하더라도 선로 용량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GTX-B의 선로 용량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용산역까지 270회인데 열차 운행 횟수는 예비타당성조사 때 나온 기준으로 92회이므로, 여유 선로 용량이 170회 이상이라는 것이다. GTX B는 송도~용산까지 지하 40m 대심도로 노선을 신설하고 용산~망우는 경의중앙선, 망우~마석까지는 기존 경춘선을 공용한다.

이번 결정으로 김포시 주민들이 요구했던 강남 직결안은 최종 부결됐다. 국토부는 “지자체 건의안 추진 시 4조2000억원~7조3000억원의 사업비가 추가 소요돼 수도권·비수도권 간 투자규모 균형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GTX-D의 사업비는 정부안인 장기~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만 신설할 경우 2조2000억원, 경기도 건의안은 6조4000억원, 인천시 건의안은 9조5000억원이 든다.

정부의 발표 이후에도 김포시 주민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당초 요구했던 강남직결은 언급이 없었던 데다, 용산 연장안 마저 GTX-B노선 사업자가 거부할 경우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5호선 김포·검단 연장도 추가 검토 사업으로 포함시켰다. 5호선 연장안은 GTX-D 강남 직결과 함께 김포 주민들의 요구가 컸던 사업이다. 다만 지자체간 합의를 전제로 둔 것은 걸림돌로 평가된다. 김포시와 강서구청, 서울시 등은 5호선 연장의 전제조건으로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과 차량기지이전을 수용할 것이냐를 두고 오랜 기간 대립해왔다.

김포시 주민들은 5호선 연장안도 결국 기존 지자체 간 대립이 답보하는 상황에서는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관계자는 “결국 GTX-B 사업자가 거부하면 그대로 김부선(김포-부천)이라는 말 아닌가”라며 “5호선 연장도 지금까지 결론 안 나는 지자체 협의를 전제로 했으니 김포시민들이 요구했던 사항 중 제대로 반영된 것이 하나도 없는 셈”이라고 했다.

정부에서는 그 외 수도권 서부지역교통개선을 위해 인천2호선 고양연장 및 공항철도 급행화를 신규 사업으로 반영하고, 인천1·2호선 검단연장 사업 등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B 노선 공용을 통한 서울 직결운행 뿐 아니라 건설·계획 중인 노선과 연계한 다양한 철도 이동경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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