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지는 광화문 광장…2022년 4월 정식 개장

[땅집고] 서울 광화문 광장이 내년 4월 새로운 모습으로 정식 개장한다. 광장에서 새로 발굴된 조선시대 유물들을 원형 그대로 전시하고, 옛 배수로를 재현한 물길도 만든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7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보완해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힌지 두 달 만이다. 이번 계획에는 오 시장이 제시했던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3대 방향인 ▲역사성 강화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강화 ▲주변 연계 활성화 등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우선 역사성 회복의 핵심이라고 꼽는 월대(月臺)와 해치상 복원을 문화재청과 협업해 2023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월대란 궁궐의 정전과 같은 중요 건물 앞에 설치된 넓은 기단으로,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을 말한다. 복원되는 월대는 길이 50ｍ·폭 30ｍ 규모다. 사전 절차인 문화재 발굴조사는 내년 4월 들어간다.

조선시대 육조거리(광화문광장~세종대로) 흔적도 복원한다. 최근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헌부 터(세종로공원 앞 약 230㎡)에서 발굴된 문지(門址·문이 있던 자리)와 우물 등 유구를 원형대로 보존해 현장에 전시한다. 정부종합청사 앞 삼군부 터와 세종문화회관 앞 형조 터도 보존한다.

새로 발굴한 조선시대 배수로는 현대적으로 재현, ‘이야기가 있는 시간의 물길’로 만든다. 배수로 유구(흔적)가 없는 구간에는 분수·도로포장 등을 통해 옛 흔적을 살리고, 수로 바닥에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을 음각으로 새겨넣을 계획이다.

세종대왕상 아래 지하 전시관 ‘세종 이야기’와 ‘충무공 이야기’는 전면 리모델링한다. 광장 벤치와 수목보호대 등에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세종대왕상 주변에는 한글을 주제로 한 분수대를 조성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있는 안전 시설물(볼라드)은 장군이 이끈 12척의 전함과 승전비 모양으로 만든다.

광장 주변도 새 단장한다. 올해 하반기 리모델링하는 KT 건물 지상 1층에 광장과 연계한 공공 라운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1층에는 식당·카페 등 편의시설 및 ‘세종이야기’로 이어지는 지하통로가 생긴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의정부 유적은 문화 체험 시설로 만든다. 이어 세종문화회관 저층부를 개선해 광장과 연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 길이 ‘국가상징거리’도 적극 조성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관련 용역을 시작해 내년 6월까지 사업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거리를 보행·역사·문화·스마트기술을 결합한 서울의 대표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시는 이번 계획에 따른 설계안 변경을 오는 7월 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사업비(791억원)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는 지난해 11월 착공한 이후 현재 공정률이 38%(도로부 99%·광장부 15%)다. 시는 광장과 일대 차량 통행 속도가 착공 전 수준인 시속 21~22㎞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월대 복원에 따른 통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직로의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하되, 광화문삼거리 세종대로 방향에 있는 우회전 차로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릴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을 위한 도심 속 대표 힐링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주변 시설물들과 연계해 광장의 공간적 깊이를 더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해 대한민국 대표 공간으로 만들겠다”라고 했다./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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