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6.17 09:33
[땅집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주택 공급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어느 지역에서 공급물량을 확보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주택 공급을 압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주당 주도 공급 대책에서는 그동안 금기시됐던 그린벨트 해제, 용산기지와 군 공항 개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도심 터미널 부지 활용 등의 파격적 방안이 구체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송 대표는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반드시 해내야 할 다섯 가지 과제' 중 첫 번째로 집값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를 꼽았다. 송 대표는 "정부와 민주당은 추가 부지를 발굴해 폭탄에 가까운 과감한 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집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대선에서 부동산 민심이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과감한 주택 공급의 확대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통합하고, 그 부지에 20만 가구를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박주민 의원은 세금을 깎아주거나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보다 '시장이 질릴 정도'의 파격적인 공급대책을 먼저 논의하고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강병원 의원은 지난달 26일 토론회에서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 300만㎡ 가운데 20%인 60만㎡를 택지로 조성해 고밀 개발로 8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김진표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세제 개선안과 함께 당정 태스크포스를 꾸려 논의할 공급 대책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활성화 ▲3기 신도시 자족 시설 용지 용적률 상향·복합 개발 ▲도심 내 군 공항과 농업용수 제공 기능을 상실한 저수지·교정시설 등 기반시설의 이전 등이 포함됐다. 지난 10일에는 집값의 10%만 있으면 10년간 임대 후 최초 공급가로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1만여 가구 규모의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 “시장 통념 넘어서는 획기적 공급 방안 필요”
그러나 이 정도로 '공급 폭탄'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통념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공급 방안이 나와야한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 폭탄 수준이라면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면서 "논란은 있겠지만 그린벨트 해제, 용산기지 택지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벨트 해제의 경우 정부는 공급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검토했으나 시민단체 반대 등 여론에 밀려 관철하지 못했던 안이다. 이 밖에 김포공항은 물론 성남 서울비행장, 수원비행장 등도 통폐합이나 이전을 통해 택지로 개발될 수 있다. 한강 변의 강변북로나 88올림픽 도로를 지하화해 지상을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 서부터미널과 양재 화물터미널 등 도심 터미널을 지하화하고 초고층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공급 불안 심리를 잠재울 파격적인 공급대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금기나 통념,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미래지향적인 눈으로 보면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 곳곳에서 수십만호 택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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