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6.16 05:13
[땅집고] 서울 비 강남권 재개발 지역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동작구 흑석뉴타운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대고 있다. 흑석뉴타운은 총 11개 구역 중 구역 지정 해제된 10구역과 입주를 완료한 4·5·6·7·8구역을 제외한 5개 구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9구역과 3구역, 2구역 등 진행 중인 사업지 곳곳에서 최근 조합원 간 의견 충돌이 일어나거나 시공사와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흑석3구역 조합은 지난달 기존 임원을 해임하고 대행 체제로 전환한 이후 시공사인 GS건설과 갈등으로 공사중단 위기에 놓였다. 흑석3구역은 지난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9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일반분양까지 마친 단지다. 흑석동 가장 안쪽에 위치해 흑석역까지 거리가 900m로 다소 멀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바로 앞에 있고 1772가구 대단지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흑석3구역 조합와 GS건설이 갈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창호 업체 선정이다. 조합은 대행 체제로 전환하면서 담합 의혹을 받는 기존 창호업체 LG하우시스와 계약을 해지했다. GS건설은 창호 업체 계약 해지 후 조합원의 창호 옵션 선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은 조합에 조합원 계약을 위한 총회개최를 요구하는 한편 언제든지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통보문을 보낸 상태다.
반면 조합 임원 해임을 주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GS건설이 LG하우시스와 재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존 업체가 담합 의혹으로 계약해지된 만큼 재계약을 할 수 없다는 것. 조합은 마감재 등에 대한 합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흑석9구역은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을 상대로 한 시공사 지위 분쟁 소송이 불리하게 진행되면서 사업 중단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조합이 롯데건설을 시공사에서 해지한 총회의 근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합 내부에서는 소송에 따른 사업지연으로 비용만 증가했다는 비판이 높아지며 불만이 크다.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흑석2구역도 최근 비대위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주민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대위는 공공재개발로 소규모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교통난이 심화하고 주거 질도 떨어질 수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상 일반분양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조합원 설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흑석뉴타운 일대 땅값이 많이 오르고, 위상이 커지면서 각 사업장에 눈독을 들이는 건설사들이 많아졌다”면서 “건설사들이 개별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접촉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 최근 조합원 간 의견충돌이 많아지고 기존 시공사와의 갈등도 커지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