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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폭탄' 대구 갈 바에야…" 코앞 경산 들썩들썩

    입력 : 2021.06.09 07:05

    [땅집고-지방도시 분석] 대구 수성구의 대체 주거지로 부상하는 경북 경산시

    [땅집고] 경북 경산시 압량읍 압량지구에 분양하는 '경산아이파크' 견본주택에서 상담객들이 청약 상담을 받고 있다. /땅집고

    대구와 맞닿아 있는 경상북도 경산시는 대구의 대표적 위성도시다. 대구·경북 부동산 시장에선 ‘대구시 경산구’라는 말도 있다. 경산시는 대구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수성구 동쪽에 붙어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보다 개발 속도가 더디고, 생활 인프라도 부족해 주거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로 대구에서 경산으로 인구가 대거 유입되고,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섰다. 최근에는 대구발(發) 집값 상승 여파로 경산시 집값도 상승세다.

    건설업계에선 경산시가 대구·경북 주택 시장에서 서울의 과천·분당과 비슷한 입지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경산 지역 신규 택지지구 아파트 청약자와 입주민은 대구에서 넘어온 경우가 많다. 이달 중 경산시 압량지구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과 맞닿은 과천이나 분당이 행정구역은 경기도여도 주민 생활 권역이 대부분 강남인 것처럼, 경산시 신규 분양 아파트 수요자들은 대구에서 넘어온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구 변화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다. 대구 인구는 줄고 있지만, 경산은 지방도시 중에선 유례없이 인구가 늘고 있다. 경산 인구는 2011년 24만명에서 작년 말 26만명까지 늘었다. 그 사이 대구 인구는 10만명 정도 줄었다. 인구 증가와 함께 새 아파트 공급도 활발하다. 대구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 미분양도 나오지만, 경산의 경우 수성구 대체 주거지로 인정받으며 분양하는 단지마다 완판되고 있다.

    경산시의 대표적인 신흥 주거지는 중산동 중산지구(80만4633㎡)와 압량지구(약 64만㎡)다. 두 지구는 대구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조성한 신도시다. 중산지구는 수성구 시지지구와 맞닿아 현지에서도 같은 생활권으로 묶인다. 압량지구는 중산지구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다. 공동주택 7500가구와 단독주택 500여가구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지구다. 대형 건설사들이 진출하는 지역도 대부분 이 곳이다.

    포스코건설은 중산동에서 2017년과 2018년 펜타힐즈더샵1차(1696가구)와 펜타힐즈더샵2차(791가구)를 준공했다. 현대건설이 공급한 중산동 힐스테이트 펜타힐즈(657가구)도 지난 3월 입주를 마쳤다. 대우건설 역시 2015년 신대부적지구에 경산 푸르지오(754가구)를 분양하면서 경산에 진출했고, 2019년에는 중산동에 펜타힐 푸르지오(753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중 경산시 압량지구에 ‘경산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총 9개동, 전용면적 84㎡~142㎡ 총 977가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산에 짓는 첫 아파트 단지다. 대구지하철 2호선 영남대역까지 1.5㎞ 정도 떨어져 있다. 대구 수성구 시지지구와 반월당역을 한 번에 갈 수 있다. 경산 아이파크는 오는 6월1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월16일 1순위, 6월17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경산시에선 올해 말까지 대형 건설사 분양이 계속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오는 9월쯤 중산동에서 2개 단지 701가구를 분양한다. 경산 중산지구 C4-1블록과 C5블록으로 각각 506가구, 195가구 규모다.

    ■경산의 3대 강점은 ‘비규제 지역·지하철 2호선·저렴한 집값’

    경산시는 현재까지도 동(洞) 단위 지역을 제외한 읍면 지역은 비규제지역에 속해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대출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경산 아이파크’가 위치한 압량읍은 규제지역에서 3㎞ 떨어져 있지만 읍면 단위 지역으로 규제를 피했다. 경산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경산시는 대구지하철 2호선이 연결돼 있고, 대학로를 통해 대구의 핵심 도로인 달구벌대로와 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수성구 일대 수요가 넘어오는 추세”라고 했다.

    [땅집고] 올해 경산시에 분양할 대형 건설사 아파트. /장귀용 기자

    경산 주택 시장에서는 ‘비규제 풍선효과’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구시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경산시 주택시장이 수혜를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GS건설이 경산시 중산동 일대에 분양한 ‘중산자이’는 평균 103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하기도 했다.

    경산시 주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데에는 수성구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것 외에도 전철역이 있고 아직까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구지하철 2호선 중 정평역, 임당역, 영남대역 등이 경산시에 있다. 2호선을 타면 대구 도심으로 20~30분 내에 진입 가능하다.

    [땅집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달에 공급하는 '경산아이파크' 아파트 완공 후 예상모습. /HDC현대사업개발

    경산시 집값은 최근 많이 올랐지만 이웃한 수성구보다는 여전히 저렴하다. 수성구 시지 일대에서 가장 최근 입주한 수성알파시티동화아이워시(2019년 2월 준공)는 지난해 11월 전용 84㎡ 실거래가가 8억600만원이었다. 반면 12월 분양한 중산자이 분양가는 전용 84㎡가 약 5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두 단지는 지하철 2호선으로 두 정거장 거리다. 중산자이 1단지 전용 84㎡는 5월에 6억4750만원(18층)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7억원까지 올랐다. 주택 개발·분양 전문 회사인 내외주건 김희정 상무는 “대구의 주택 수요가 계속 경산시로 넘어 오고 있어 경산시 서부지역은 대구의 대표적인 주거 대체 지역으로 개발되고, 분양 물량도 꾸준히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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