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6.08 04:53
[땅집고] “안산 상록수역은 국토교통부가 직접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회차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까지 한 역이에요. 집값 다 올려 놓고, 이제와서 ‘상록수역 패싱’하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최근 경기 남부지역에서 GTX-C노선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안산시에서는 상록수역 신설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이 빗발치면서 GTX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GTX-C노선 상록수역 정차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한 달여 만에 2억~3억원 뛰었는데, GTX-C노선 사업에 입찰한 3개 컨소시엄 중 한 곳만 상록수역을 노선에 포함하면서 개통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TX-C노선 민간사업자 선정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컨소시엄 등 3개사 중 포스코건설만 안산 상록수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GTX-C는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수원역까지 남북으로 관통하는 74.8㎞ 노선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GTX-C노선 민자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수원역 ▲금정역 ▲정부과천청사역 ▲양재역 ▲삼성역 ▲청량리역 ▲광운대역 ▲창동역 ▲의정부역 ▲덕정역 등 10개역을 확정했는데, 입찰제안서를 받으면서 사업자가 최대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GTX-C노선에 상록수역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유독 컸다. 장창석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팀장이 올해 초 한 언론에 “안산선 상록수역을 GTX-C노선 열차 회차 지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다.
GTX-C노선은 경원선(1호선)·경부선(1호선)·과천선(4호선) 등 기존 구간과 과천청사역~창동역 신설 구간으로 구성한다. 그런데 현재 금정역과 수원역을 잇는 경부선 구간에 이미 수도권 전철과 일반열차가 많아 GTX-C노선의 하루 최대 운행 횟수인 122회를 모두 운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는 만약 수원역 방향으로 남행하는 열차 30여회를 금정역에서 4호선을 따라 상록수역으로 방향을 바꿨다가 되돌아 나오는 식으로 노선을 설계하면 최대 운행량을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 직선 형태였던 GTX-C노선을 ‘Y자형’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실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고시한 ‘GTX-C노선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에서 ‘안산선을 회차에 활용하는 경우, 해당 구간에선 추가 정거장 개수와 소요시간 충족여부를 판단하는 데서 제외해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입찰 결과 3개 컨소시엄 모두 왕십리역·의왕역·인덕원역은 신설역으로 포함한 반면, 상록수역은 포스코건설만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산 시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GTX-C노선 상록수역 개통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산시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국토부가 상록수역을 (GTX-C노선에) 넣는 것이 열차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직접 발언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상록수역을 제안한 포스코건설에 추가 점수를 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안산시민들은 GTX-C노선 상록수역 개통이 무산되면 지역 부동산 시장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GTX 호재로 인해 이 일대 집값이 단기 급등하면서 속칭 ‘상투’를 잡은 수요자들이 적지 않은데, 다시 급락할 경우 피해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 5월 말까지 안산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상록구 16.51% ▲단원구 15.39%로 전국 3~4위를 나란히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5.54%)의 3배 수준이다. 상록수역 1번 출구와 붙어 있는 ‘월드아파트’ 전용 44㎡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2억5600만원에 팔렸는데, 올해 2월에는 5억원으로 급등했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등록된 매물 호가는 4억3000만~4억5000만원으로 이미 최고 실거래가 대비 5000만원 이상 낮아졌다.
GTX-C노선 상록수역 유치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안산선은 현재 일 평균 이용객이 20만명에 달하고 다른 노선보다 배차간격도 길어 출퇴근시 매우 혼잡하다”며 “GTX-C가 운행하면 안산선이 더 혼잡해질텐데 상록수역마저 개통하지 않는다면 안산시민은 너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GTX-C노선 상록수역 패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토부가 이달 18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구체적인 노선과 신설역 추가 여부에 관한 협상을 마쳐야 노선이 최종 결정된다. 입찰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노선이나 신설역과 관련한 답변이 어렵다“며 “상록수역 신설이 무산될 경우, 최근 GTX-D노선 강남 직결 무산으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김포시처럼 안산시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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