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설계대로 지어줘" 요구에…시공사, 난데없이 "계약파기"

    입력 : 2021.06.07 06:47

    [땅집고] 부산 동구 초량동 협성마리나G7. /카카오맵

    [땅집고] 부산의 한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시행·시공사에게 불리한 민원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입주자대표와 맺은 분양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법정 다툼이 벌어지게 됐다. 입주를 앞두고 하자 등으로 입주 예정자와 시행사가 마찰을 빚는 일은 흔하지만 분양 계약 해지로 이어지기는 드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민원 제기에 따른 분양계약 취소는 법원에서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동구 초량동에 짓는 주상복합 ‘협성마리나 G7’의 입주민 대표 이모씨는 지난 24일 부산지방법원에 시행·시공사를 상대로 분양권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씨는 시행·시공사인 협성종합건업(이하 협성)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분양 계약을 해지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협성마리나 G7’은 부산항 재개발사업지구에 들어서는 지상 최고 61층, 1028가구 규모 생활형숙박시설이다. 지난 4월 말 입주를 앞두고 “시공사가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입주 예정자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 입주 예정자들은 협성 측이 ▲에버랜드 조경팀을 통한 국내 최고 조경 설치 ▲랜드마크급 미디어 파사드와 조명 설치 ▲안전유리 난간 설치 등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땅집고] 협성마리나G7 조감도 및 사업 개요. /협성종합건업

    이에 입주 예정자들은 설계대로 난간 시공을 해달라고 부산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부산시는 협성 측에 약속을 이행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협성 측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부산시로부터 준공 부적격 판정을 받아 입주 예정일인 지난 4월 30일을 넘겨 5월 4일에야 사용승인을 받았다.

    사용승인이 나지 않자, 입주민들은 다시 한번 부산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자 협성 측은 계약 해지에 관한 내용이 담긴 ‘분양권 계약서 제10조 및 제23조 47항’을 들며 입주민 대표 이모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분양권 계약서 제10조에는 ‘소유권이전 전에 ‘을’이 고의 또는 과실로 목적물(아파트)을 훼손하거나 기타 행위로 ‘갑’또는 ‘병’에게 손해를 발생케 하였을 경우 분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성 측은 입주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시공사 측이 손해를 보게 됐다는 주장한다. 입주자 대표가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사용승인이 늦게 났고, 랜드마크급 조명 설치를 하지 않으면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공갈·협박도 있었다는 것.

    입주자 대표 이씨는 “(민원은) 공갈·협박이 아니며 설계대로 시공하라는 것과 합의서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던 것뿐”이라고 반박한다. 협성마리나 G7 입주민들은 오는 27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입주민에 대한 사과 ▲계약해지의 취소 ▲난간 재시공·조명 설치 등을 협성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입주자 대표의 분양 계약 해제가 취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법무법인 로티스(Lawtis) 최광석 변호사는 “시공사가 입주자들을 길들이기 위해 본보기식으로 갑질하는 행태로 보인다”며 “입주자들이 정당한 이유로 민원을 제기한 사례여서 소송을 통해 다시 분양권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그래서 세금이 도대체 얼마야? 2021년 전국 모든 아파트 재산세·종부세 땅집고 앱에서 공개. ☞클릭! 땅집고 앱에서 우리집 세금 바로 확인하기!!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