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과천·분당 몰려갈 때, 30대 이곳에 집 사들였다

[땅집고] “30대는 광명·안양·의왕, 40대는 과천·분당에서 집을 사고 있다”

6일 땅집고가 올해 1~4월 수도권 아파트 매수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대의 주택 선호지역이 40대 이상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가 서울 강남권이나 과천·분당 등 가격이 비싼 지역을 주로 선택한 반면, 30대는 서울 접근성은 좋되 가격이 저렴한 광명·안양 등 ‘가성비’ 높은 지역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매수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는 만큼 30대가 주로 선택하는 지역의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 올해 거래된 광명시 아파트 절반 30대가 사들여

올해 들어 경기도에서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광명시다. 올해 1~4월 광명에서는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이 52%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도 내에서는 물론 시·군·구별로 봤을 때 전국에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30대 이하 매입 비중(31.1%)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광명은 경기도에서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이다. 특히 하안동과 철산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불과 한 정거장 떨어져 있고 하안주공아파트 등 재건축이 임박한 단지가 밀집해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하안동 Y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하안동에서 20평대 소형 아파트는 약 5억~6억원대에 매입할 수 있어 젊은층 매수가 특히 활발하다”고 말했다.

안양 동안구(51.3%) 역시 30대 이하 매입 비중이 50%를 웃돈다. 이 중에서도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는 호계동과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지만 교통이 양호한 안양역 근처 5억원대 소형·구축 아파트가 주목받는다. 인덕원~동탄선 호계사거리역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 호재도 있다.

호계동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동안구 원도심(호계동) 재개발 사업이 활발해지며 주거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이웃한 평촌 신도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어서 중소형 아파트 매수를 고려하는 30대 젊은 신혼부부 문의가 많다"고 했다.

▲군포시(42.6%) ▲의왕시(42.1%) ▲구리시(41.1%) 등도 올해 30대 주택 매수가 집중됐던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집값이 높거나 주거 선호지로 분류되던 지역은 아니지만 30대 아파트 매수 비중은 40%대로 높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5억원 내외로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으면서도 서울과 경계가 맞닿아 있거나, 교통 여건이 개선되며 서울 주요 도심으로 출퇴근이 유리한 ‘가성비 높은 지역’이 30대에게 인기가 높다”고 분석한다.

■ 판교·분당·과천은 40대 매수세 뚜렷

반면 주택 매수 주력층으로 불리던 40대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과천이다. 40대가 36.7%로 30대(24%)를 앞질렀다. 판교신도시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도 40대(26%)가 30대(24.8%)를 근소하게 앞섰다. 두 지역 모두 15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하고 부촌(富村)으로 불린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비롯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마포구(30대 39%·40대 26%)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40대의 매수세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0대 이하 젊은층이 치솟는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소위 ‘전세 난민(難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경기·인천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다주택자가 이전과 달리 경기도에 집을 사기 어려워진 데다, GTX 등으로 경기권의 교통이 개선되면서 30대 주택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비중이 한동안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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