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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고작 3조? 20조는 있어야지!

    입력 : 2021.05.31 07:10 | 수정 : 2021.05.31 07:38

    [땅집고] 국토교통부는 오는 6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동탄~양재IC 구간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사업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도. /조선DB

    [땅집고] 정부가 추진 방침을 언급한 경부고속도로 동탄~양재 구간 지하화 사업의 현실화 여부에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는 예상 사업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건설업계는 20조원이 든다고 보는 반면 정부는 3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왜 이렇게 큰 격차가 나는 것일까.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6월 발표할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 지하화’ 사업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동탄에서 서울 양재나들목(IC)까지 30㎞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달 4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동탄~양재 구간은 러시아워에는 시속 40㎞도 내지 못할 만큼 악명 높은 상습 정체 구간이다. 도로 확장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지만 정부도 엄청난 보상비 탓에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경부고속도로 주변은 도시화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이 때문에 지하 40m 이하 대심도(大深度) 도로를 만들자는 것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다. 서울 서초구가 추진 중인 양재IC~한남IC(6.4㎞ 구간) 지하화 사업도 같은 이유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예산이 최대 난관이다. 일각에서는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 지하화’ 사업에 20조원 안팎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구가 추산하는 양재IC∼한남IC 구간 지하화 예상사업비가 3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30㎞에 달하는 수도권 구간은 6.4㎞의 양재IC∼한남IC 보다 약 4.6배 길기 때문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초구가 추진하는 양재IC∼한남IC 구간 지하화 사업 예상사업비는 전문 타당성용역을 통해 추산했다”면서 “다만 3개로 나뉘는 터널을 조성하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개발사업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서 국토부가 추진하는 사업과는 필요 예산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땅집고] 국토교통부에서 추산하는 도로건설 공사비 단가. /장귀용 기자

    국토부는 예산 규모를 3조원 안팎이면 된다고 보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비슷한 길이의 부산 사상∼해운대 지하고속도로(22.8㎞) 사업비가 약 2조188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1㎞당 고속도로 건설비가 500억원 정도인데 지하도로 사업비는 지상도로의 2.1배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작과 종점이 확정되면 정확한 사업비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하 터널 공사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예산 규모가 국토부가 예상하는 3조원보다는 클 것으로 전망한다. 토목업계 관계자는 “사업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아 정확한 추산은 할 수 없지만, 대심도 공사는 공사비가 많이 든다”면서 “특히 연장이 길어질수록 공사비는 더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토부가 말하는 3조원대 예산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관할인 양재IC∼한남IC 구간과 국토부 관할인 수도권 구간의 연계도 국토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지하 토목공사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계산이 필요한데, 두 사업이 따로 추진되면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사업자가 다를 경우 연계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계획을 구체화하면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음달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서 구간이 정해지고, 국토부가 내용을 구체화하면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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