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5.23 11:07
[땅집고]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분양한 ‘대치 푸르지오 써밋’에 청약한 A씨. 그가 이 아파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주택형은 3가구를 공급한 59㎡B 타입(이하 전용면적). 통풍과 환기가 우수한 ‘판상형’ 평면이었다.
하지만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주택형은 51㎡A타입(33가구)이다. 전면에 거실과 방1개만 배치되고 나머지 공간은 후면에 배치된 ‘타워형’이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구조였다. 청약 결과, 그가 선택한 51㎡A타입 당첨 최저가점은 59점(경쟁률 51대1), 가장 인기가 높았던 59㎡B타입은 최저가점 69점(경쟁률 427대1)이었다. A씨는 “어쨌든 결과적으로 낙첨했지만, 비인기 주택형을 선택해 그나마 당첨 가능성은 훨씬 높았던 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주택형은 51㎡A타입(33가구)이다. 전면에 거실과 방1개만 배치되고 나머지 공간은 후면에 배치된 ‘타워형’이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구조였다. 청약 결과, 그가 선택한 51㎡A타입 당첨 최저가점은 59점(경쟁률 51대1), 가장 인기가 높았던 59㎡B타입은 최저가점 69점(경쟁률 427대1)이었다. A씨는 “어쨌든 결과적으로 낙첨했지만, 비인기 주택형을 선택해 그나마 당첨 가능성은 훨씬 높았던 셈”이라고 했다.
최근 신규 분양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당첨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청약자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같은 아파트에서도 주택형에 따라 경쟁률이 천양지차인 만큼, 내가 좋아하는 주택형보다 당첨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을 것으로 보이는 주택형을 청약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다. 땅집고가 지금까지 주요 단지 청약 결과를 분석해 봤더니, 주력 주택형이 아닌 비인기 주택형, 혹은 ‘틈새 주택형’ 경쟁이 덜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기 없는 타워형?…당첨 확률 높이는 효자
이른바 ‘타워형’ 평면은 거실과 주방의 맞통풍이 어렵고 환기나 개방감이 떨어져 수요자에게 인기가 덜하다. 같은 면적이라도 두 주택형을 비교하면 타워형 실내가 더 좁아 보인다. 아파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타워형 구조를 가진 주택형의 청약 경쟁이 덜 치열하다.
올 2월 한화건설이 경기 수원에 분양한 ‘한화포레나 수원장안’도 마찬가지. 판상형인 64㎡A형(82가구) 청약 경쟁률은 14대1, 면적은 같지만 타워형인 64㎡B형(85가구) 경쟁률은 11대1이었다. 당첨 가점 역시 판상형은 최저 48점, 타워형은 최저 41점으로 7점이나 낮았다.
■ 틈새 평면 노리기는 안 먹혀…물량 많은 주택형 노려라
전용 59㎡(24평), 84㎡(33평) 등 전형적인 주택형보다 59㎡ 미만 초소형이나 59㎡ 초과 84㎡ 미만 틈새 주택형 경쟁이 더 낮았다. 지난해 7월 서울 노원구에서 분양한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59㎡A형(112가구)은 경쟁률이 44대1, 84㎡A(121가구)는 53대1을 각각 보였다. 반면 틈새 주택형인 52㎡B형(12가구)은 30대1로 떨어졌다.
다만 서울에서는 틈새 주택형 청약 전략도 당첨의 좁은 문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 이후 서울의 주력 주택형 청약 경쟁률은 평균 45.56대1, 틈새 주택형은 538.2대1을 기록했다. 무려 10배 이상 차이로 틈새주택형 경쟁률이 오히려 높았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는 신규 분양 주택이 대폭 줄어든데다 청약자가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틈새 주택형 경쟁률이 더 올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틈새 주택형만 공급된다면 가구수가 많은 주택형에 청약하는 것이 낫다. 올 4월 시티건설이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분양한 ‘상문역 시티프라디움’의 경우 일반분양 주택형이 50㎡, 64㎡, 68㎡, 70㎡, 72㎡로 모두 틈새주택형이었다. 같은 50㎡형 중 A타입은 모집 물량이 5가구로 경쟁률이 97대1, 모집 물량이 1가구였던 B타입은 경쟁률이 121대1이었다. 68㎡형 역시 모집 물량이 40가구인 A타입은 37대1, 1가구에 그친 D타입은 76대1이었다.
■ “비인기 주택형 공략이 그나마 유리”
주택형이 다양한 아파트에서는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인기가 없을 만한 주택형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 올 2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1블록에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가 그런 경우다. 이 아파트는 총 780가구로 주택형이 무려 27개에 달했다. 일반분양에 총 7만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0대1을 기록했는데 주택형별 경쟁률은 3배까지 차이났다.
경쟁이 가장 덜했던 주택형은 84.19㎡E형으로 11가구 모집에 421명이 몰려 경쟁률이 70대1이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주택형과 비교하면 3분의 1이었다. 이 주택형은 복층으로 침실과 방이 윗층과 아랫층으로 나뉘어 생활 동선이 다소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분양가도 84㎡S형(8억5710만원)보다 2000만원가량 더 비싼 8억7250만원이었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팀장은 “예전엔 복층형도 인기가 많았지만, 결국 윗층은 다락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요즘엔 인기가 시들하다”며 “하지만 청약 당첨이 워낙 어려운 만큼 아예 비인기 주택형을 골라 조금이라도 확률을 높이는 것이 좋은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전용 101㎡형 중 A타입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전면에 거실과 방 2개를 배치한 전형적인 판상형 구조다. 총 82가구 모집에 해당지역 경쟁률이 342대1에 달했다. 반면 타워형인 D타입은 해당지역 경쟁률이 A형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인 131대1에 그쳤다. 심지어 D타입은 분양가가10억670만원으로 A타입(10억8660만원)보다 8000만원 저렴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요즘 신규 아파트에는 대부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적어도 가격 경쟁력이 있고, 당첨되면 추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손해는 아니다”라며 “내 집 마련이 어렵다 보니 일단 당첨을 목표로 전략적인 청약에 나서는 수요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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