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라진 로또의 꿈…원베일리·둔촌주공 특별공급 없다

[땅집고] 이른바 ‘청약 로또’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등 올해 예정된 서울 강남권 신규 분양 아파트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겐 사실상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2018년 청약제도 개선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분양시 특별공급을 제외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를 특별공급하는 것이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미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신혼부부와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등 실수요자 청약 기회가 더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일반분양을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에 특별공급 물량은 한 가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일반 분양가가 3.3㎡(1평)당 평균 5669만원으로 가장 작은 46㎡(이하 전용면적) 분양가도 1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주택청약 특별공급 제도를 개선해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특별공급을 없앴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 생애최초주택 취득자,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 등이 포함된다. 당시 국토부는 “분양가 9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이라면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계층이 분양받을 것”이라며 “특별공급을 통해 부유층에 주택 청약 기회를 주는 것이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분양이 예정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초소형 주택을 제외하면 전용59·84㎡ 이상 주택형의 경우 특별공급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과 건축비 등을 고려해도 둔촌주공 재건축 일반 분양가가 3.3㎡당 평균 3700만원 이상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59㎡ 분양가도 9억원을 넘는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도 특별공급 물량이 전혀 없었다. 일반분양 물량이 전용 84㎡로만 구성돼 분양가가 모두 10억원을 넘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 단지에 임대주택은 넣으면서 특별공급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비판한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특별공급이 전혀 없지만 전체 가구의 4.9%에 해당하는 148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집값 급등으로 9억원 초과로 규정된 고가주택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년 말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4741만원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집값이 최근 급등했는데 13년 전 기준인9억원을 고가주택으로 보는 것은 문제”라며 “최근 공시가격 상승률 등을 반영한 연동형 고가주택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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