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감정가 3억' 유령건물 부지가 무려 100억에 낙찰?

    입력 : 2021.04.14 03:33

    [땅집고] 강원 속초시의 유령 건물’로 유명한 공사 중단 오피스텔 부지가 감정가보다 30배 높은 100억원에 낙찰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땅집고] 강원 속초시 교동 482-281 일대 낙찰가율이 2963%였다. /지지옥션
    지지옥션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 교동 482-281 면적 417㎡ 대지(건물이 들어선 땅)가 지난달 7일 춘천지법 속초지원 경매에 나와 입찰 경쟁 끝에 100억원에 낙찰됐다. 신건 경매로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인 3억3754만원이었다. 이 땅은 70명이 소유한 것으로 돼 있으며, 지분이 가장 큰 소유자는 D건설사다. 이 물건의 경매에서 5명이 입찰한 가운데 낙찰자는 정모씨였고, 2위 입찰가는 50억원이었다.

    통상 감정가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도 있지만, 낙찰가격이 최저 입찰가보다 30배에 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땅집고] 강원 속초시 교동 482-281에 들어선 동양오피스텔. /네이버 지도

    이 땅은 속초시 중앙동으로부터 2km 떨어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1989년 공사를 시작해 16층까지 올라갔고 완공 직전인 1991년에 공사가 중단됐다. 그 뒤로부터 30년째 공사가 중단돼 있다. 이때부터 이 건물은 속초시의 대표적인 흉물이 됐고, 속초 시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1999년 속초에서 열린 국제관광엑스포 당시에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빗발쳤고, 이 때문에 건물 앞에 대형 가림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땅집고] 강원 속초시 교동 482-281 일대 사업계획서.

    속초시에 따르면 이 부지에선 지난해부터 D건설사가 새롭게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흉물이 된 오피스텔을 허물고 해당 부지를 포함한 이 일대에 지하4층~지상34층 총 266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신축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건설사는 소유자가 70명이 인 부지의 60% 밖에 매입하지 못했다. 게다가 주상복합 사업을 하려면 해당 부지 인근의 땅 10개 필지로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1개 필지를 매입하지 못했다. 결국 건축허가는 나지 않았고, 그 사이 D건설사는 사업을 위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결국 이 땅은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

    [땅집고] 강원 속초시 교동 482-281 일대 지적도.

    경매 전문가들은 이 땅이 낙찰가보다 30배나 높은 금액에 낙찰된 것은 누군가가 정상적인 입찰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써냈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낙찰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경우 보통 땅의 현재 소유자가 사업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입찰을 방해하는 목적으로 높은 금액을 써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높은 가격에 써내 낙찰 받더라도, 한달 내에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입찰가(100억원)의 10%인 보증금 10억원 법원이 몰수 한다. 법원이 몰수한 보증금은 다음 회차 경매의 배당금에 포함된다. 배당금이 채권자 등에게 돌아간 후에도 남으면 채무자에게 돌아간다. 고가에 입찰해 포기를 하더라도, 경매에서 본인이 낙찰 받을 자신만 있다면 돈을 찾아 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이 부지를 반드시 낙찰 받겠다는 계획을 가진 회사나 관련자가 고의로 고가의 입찰가격을 써낸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에서 특정 부동산을 낙찰 받기 위해 터무니없는 가격을 입찰했다가 포기하는 행동을 여러번 반복하면, 해당 경매 물건이 ‘위험한 물건’으로 낙인 찍히고 경쟁자들이 사라지게 된다”며 “경매에서 이해 관계자가 종종 이런 식의 ‘편법’이 동원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그래서 세금이 도대체 얼마야? 2021년 전국 모든 아파트 재산세·종부세 땅집고 앱에서 공개. ☞클릭! 땅집고 앱에서 우리집 세금 바로 확인하기!!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