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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판 4400억 신사업에…기업 부동산 굴려야 돈 된다

    입력 : 2021.04.13 07:36

    “기업이 보유 부동산 가치가 오르는 걸 그냥 지켜만 보는 건 큰 손해입니다.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 오를수록 그 자금을 묶어 두면서 생기는 기회비용도 커지기 때문이죠.”

    두산이 올 1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새로 지은 '분당두산타워'. 지하 7층~지상 27층 규모로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했다. 두산은 총 사업비 약 7000억원을 리츠로 조달해 사옥 건설 비용을 아꼈다. /두산

    최근 몇 년 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기업이 보유한 사옥 등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영업 활동과 관련없는 비영업 자산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유 부동산을 얼마나 영업활동에 잘 활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서광덕<사진> 삼정KPMG 상무는 “기업 보유 부동산 개발의 핵심 목표는 ‘부동산 자산 가치 증대’가 아니라 ‘부동산을 통한 기업 가치 극대화’가 돼야 한다”고 했다.

    2004년부터 부동산 매입매각·개발자문 등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는 서 상무는 국내 주요 대기업 부동산 투자관리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오는 5월7일 땅집고가 주최하는 ‘기업 보유 부동산 개발 실전과정’ 강의에서 ‘기업의 부동산 개발할 것이냐, 팔 것이냐’란 주제로 강연한다.

    ◇“불필요한 부동산은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라”

    기업 보유 부동산을 영업 활동에 활용하는 대표적 방식이 유동화다. 부동산에 막대한 자금을 묶어두는 대신 이를 활용해 실탄(현금)을 확보하고, 신사업 개발 등에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

    서 상무는 SK그룹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 매각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SK는 2005년 본사 사옥을 ‘매각 후 임대(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유동화해 현금 4400억원을 확보했다. 메릴린치-신한은행 컨소시엄에 사옥을 팔고 일정 기간 임차한 뒤 향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방식이었다. SK는 사원들이 먼 곳으로 이전할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면서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다른 분야에 투자할 수 있었다.

    현재 이 빌딩은 1조원대까지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SK는 수천억원대 빌딩 시세 차익을 손해본 것 아닐까. 서 상무는 “SK는 연간 영업이익만 수조원을 올리는데, 이런 성과는 결국 투자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투자 기회를 포기하고 빌딩 자산 가치 상승만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손해가 아니냐”고 했다. 그는 “우선매입권을 활용해 다시 건물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부동산 시세 차익은 영업이익 넘기 어려워

    서 상무는 “최근 대기업들은 사옥을 자산으로 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를 설립해 사업비를 조달하고 있는데, 이 역시 유동화 전략 중 하나”라고 했다. 두산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새로 지은 ‘분당두산타워’ 사업비 약 7000억원을 리츠로 조달했다. 투자자로부터 현금을 조달해 사옥 건설 비용을 절감한 셈이다. 신한리츠운용은 신한생명이 본사로 쓰는 서울 중구 장교동 ‘신한엘타워’를 2798억원에 사들여 이 빌딩을 ‘신한케이제1호리츠’를 통해 운용하고 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도 영업에 활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자산은 적절한 시기에 처분하거나 유동화할 필요가 있다. 오너가 보유한 땅 주변에 운이 좋으면 개발 호재가 집중되면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회사라면 부동산 시세 차익이 투자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 증가를 넘어서기 어렵다. 서 상무는 “기업이 과도하게 부동산에 투자하면 부채 비율이 높아져 재무제표가 나빠질 수 있다”면서 “비사업용 토지는 양도소득세가 20%포인트 중과세되는데다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받지 못해 세금 부담마저 크다”고 했다.

    부동산 개발을 위한 매입 시점과 이를 현금화하는 매각 시점을 잘 잡는 것은 부동산 개발업체뿐 아니라 자산 유동화를 계획하는 일반 회사에도 중요한 대목이다. 예컨대 골프장의 경우 5년 전만 해도 평균 매매가격이 홀당 50억원 미만이었는데, 최근 100억원으로 배 가까이 치솟았다. 최근 가치가 뛰고 있는 대표적 부동산으로는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가 꼽힌다. 서 상무는 “기업 보유 부동산 개발의 핵심은 입지 변화를 이해해 적절한 시기에 매각하는 것”이라며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매각 사이클을 이해해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기업 부동산 실무특강, 내달 첫 강의>

    땅집고가 기업 보유 부동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업 가치 극대화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기업 보유 부동산 개발 실전과정’을 개설합니다. 오는 5월7일 첫 강의를 시작하며, 기업 부동산 관리와 매각·개발 분야 등에서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최고의 멘토진이 강사로 참여합니다.

    이번 과정은 단순 이론보다 프로젝트별 케이스 스터디와 현장 학습 위주로 진행해 강의를 듣고 난 뒤 실무에 바로 접목할 수 있습니다. 기업 대상 부동산 자문업무에 정통한 서광덕 KPMG 상무가 ‘기업 부동산 개발할 것인가, 매각할 것인가’를 주제로 첫 강의에 나섭니다. 개발 경험이 많은 손병희 DL이앤씨 부장은 ‘성공적인 기업 부동산 개발 기획 방안’을 알려드립니다. 금경호 전인CM 전무와 윤창선 키웨스트자산운용 대표는 각각 설계·공정관리 노하우와 개발 금융조달 기법을 소개합니다. 최근 가장 핫한 물류부동산 개발도 다룹니다. 분양·임대용 부동산과 상업·업무용 부동산 개발 현장을 각각 1곳 선정해 필드 스터디도 진행합니다.

    이번 과정은 유휴 부동산 개발 등이 필요한 기업·재단·공공기관의 CEO나 부동산 관리 임직원이 들어보시면 좋습니다. 강의 도중 매각·개발 등을 원하면 땅집고 파트너 업체를 연결해 드립니다.

    강의는 5월7일~6월9일까지 총 9회이며, 매주 수·금요일 오후 3시30분~6시에 열립니다. 모집 인원은 선착순 30명, 수강료는 1인당 200만원입니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member.zipgo.kr)에서 하면 됩니다. 문의는 (02) 724-6386,6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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