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돌아왔다"…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기대감 쑥

[땅집고]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 시내 주요 재개발·재건축 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호가가 크게 오르거나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시장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다만 절대적인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와 여당이 절대다수인 서울시의회 동의 없이는 서울시장 직권으로 풀 수 있는 규제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진행상황을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 기간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말하는 등 강한 규제 완화 의지를 내보였다. 오 시장의 당선을 전후로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억눌렸던 ▲강남 ▲잠실 ▲성수동 ▲목동 ▲상계동 등은 개발 기대감이 커졌다.

선거 이틀 전인 5일에는 압구정 현대7차 전용면적 245.2㎡가 80억원(11층)에 거래되면서 6개월 전 67억원(9층)보다 13억원 뛴 신고가에 매매되며 전국 최고 아파트값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압구정3구역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3구역은 곧 인가가 날 예정이어서 지금은 매물도 없고 거래도 없는 상황이지만, 오 시장 당선으로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더 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비슷한 분위기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아직은 시장 취임 직후라 가격이나 거래 등 움직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주민들의 기대가 커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은마아파트 주변 상가에도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면 주변 상가도 재정비에 들어가는데, 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대출이 가능해 투자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역시 재건축을 내다 본 투자 수요"라고 했다.

대치동 등 강남 4개 지역은 오는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될지도 관심이다. 정부는 6·17 대책에서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 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2년간 직접 살아야 하고 상가를 사면 직접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선거 전에 재건축 규제 완화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그동안 급매가 빠지는 정도로 거래가 됐다. 연초보다는 집값이 조금 오른 상태"라고 했다.

한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재개발 지역도 '50층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오 시장은 2009년 한강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지정하고, 당시 기부채납(공공기여) 비율을 25%로 늘리는 대신 아파트를 최고 50층 높이로 지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그러나 시정을 박원순 전 시장이 들어서면서 '35층 층고제한' 정책이 생겨났고 사업도 지연돼 왔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오 시장이 돌아오면서 '50층 안'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조합원들의 기대가 커졌다”며 "건축심의는 서울시의회 의결 사안도 아닌데다, 이 지역은 거래도 꾸준했고 선거 이후 매수 문의도 늘어났다"고 전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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