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30 04:02
[땅집고] 올해로 개발 18년차를 맞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국제업무, 로봇, 제조, 관광유통 기업 유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송도와 영종도를 포함해 인천 경제자유구역 3곳 중 서울과 직선거리로 가장 가깝고 접근성도 가장 낫다고 평가됐지만 개발 초기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만 공급한 데다가 금융위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한때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다.
그런데 최근 청라국제도시에 계획됐던 각종 교통망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청라 일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청라와 서울 강남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청라와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제3연륙교 사업도 지난해 말 착공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에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 가시화…집값 3억 뛰고 인구 늘어
청라국제도시 최대 약점은 도시 내부를 지나는 지하철이 없다는 것. 그러나 서울 강남과 청라를 바로 잇는 7호선 연장선이 진행되면서 교통 개선 기대감이 높다. 7호선 청라 연장 1단계 구간은 오는 4월 개통할 예정이다. 기존 7호선 종착역인 굴포천역을 연장해 산곡역과 석남역을 신설한다.
청라국제도시를 관통하는 2단계 사업은 석남역에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10.7㎞ 구간을 연장하며 6개역을 신설한다. 2027년 개통이 목표다. 개통하면 청라에서 1·7호선 환승역인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40분대, 3·7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까지 60분대로 도착한다. 청라국제도시 곳곳에서 7호선을 타고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도 있다.
청라지구 내 7호선 신설역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는 최근 2년여 동안 최대 3억원 넘게 뛰었다. 시티타워역(예정) 근처 ‘청라푸르지오’ 94㎡(이하 전용면적)는 2019년 12월까지만 해도 6억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12월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청라린스트라우스’ 101㎡는 5억6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1 년 만에 집값이 50%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청라와 영종도 연결하는 제3연륙교가 사업 추진 14년만에 착공했다. 총 연장 4.67㎞(해상교량 3.5㎞·육상 1.1㎞), 폭 29~30m에 왕복 6차로다.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완공시 청라·영종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분 걸리며 인천공항 접근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형 쇼핑몰인 ‘코스트코’가 2021년 하반기, ‘스타필드 청라’가 2024년 각각 문을 연다.
청라국제도시 교통·생활 인프라가 하나둘 갖춰지면서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당초 계획인구는 9만여 명이었지만 지난해 10월 말 기준 11만1575명이 청라에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까지만 해도 2만5775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10여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 등 굵직한 기업 청라에 둥지 틀어
청라국제도시가 기대를 받는 이유는 국제업무·로봇·관광유통 등 첨단 산업 기업이 속속 입주하며 자족도시로 변해가고 있어서다. 먼저 하나금융그룹이 2014년부터 청라국제금융단지에 4만6671㎡ 규모로 짓는 ‘하나금융드림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2014년부터 총 3단계에 걸쳐 추진한다. 1단계로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를 준공해 직원 1800명이 입주했고, 지난해 2단계로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완공했다. 전체 사업이 2023년 완공하면 총 4000명 정도가 청라에 상주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도 청라IHP첨단산업단지에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7월 착공 예정이다. 완공하면 7000여명 고용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GM R&D센터는 이미 입주를 마쳤으며 76만9279㎡ 규모로 조성한 로봇랜드에는 208개 로봇 관련 기업이 입주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현대무벡스·세아전자·AIT 등 다수 기업이 청라에 입주해 있다.
■ 기업 입주와 함께 지식산업센터 공급 활발
대기업 입주와 함께 첨단·지식산업 기업이 입주할 지식산업센터 개발도 활발하다. 청라동 202-3 일대에 짓는 ‘청라 더리브 티아모’는 지하 2층~지상 10층에 연면적 10만7990㎡ 총 729실 규모다. 층별로 ▲지상 1~3층 근린생활시설 86실 ▲지상 1~5층 제조업 지식산업센터 128실 ▲6~10층 IT 지식산업센터 340실 ▲4~10층 섹션오피스 166실 등으로 구성한다.
단지 바로 옆에는 ‘청라 에이스 하이테크시티’도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0층 4동, 연면적 10만6165㎡ 규모로 ▲지식산업센터 512실 ▲기숙사 247실 ▲근린생활시설 33실 등을 포함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소액 투자가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택에 집중된 정부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동안 유망 투자처였던 오피스텔이 지난해 8월 지방세법 개정으로 취득세 규제 대상에 편입되면서,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 지식산업센터가 더 돋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오피스텔의 경우 올 8월 11일 이후 취득한 뒤 추가로 주택을 매입한다면 취득세율이 최고 12%(3주택자 기준)까지 중과된다.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여전히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뿐 아니라 양도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도 규제도 없다. 중소기업이 직접 취득할 경우 취득세 50%, 재산세 37.5% 감면 혜택도 있다. 당초 2019년까지였던 감면 기한이 2022년까지로 연장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분양가의 80%를 저리로 대출해줘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분양 직후 전매할 수도 있어 투자자 관심이 높다”며 “자족도시로 계획된 청라국제도시가 점점 개발을 완료하면서 이 일대 지식산업센터에 입주에 관심을 두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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