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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민을 투기세력으로…" 조세저항 전국 확산

    입력 : 2021.03.25 14:53 | 수정 : 2021.03.25 15:33

    [땅집고]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손희문 기자

    [땅집고]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1% 급등한 가운데 세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은 물론 강북과 세종, 지방에서도 반발이 커지며 관할 구청에 집단 항의하거나 단체로 이의 신청을 준비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과도하게 인상된 공시지가를 인하하여 주십시오'라는 글에 이날까지 1만7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부가 매번 비정상이라고 외치던 부동산 가격에 맞춰 공시가격을 인상해 역대급의 공시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며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까지 세금폭탄을 맞게 됐는데, 부작용만 있는 공시가격 상승은 조속히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시가격 인하 청원./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뿐만 아니라 지역 아파트 단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고 집단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대책 마련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와 관할 구청 게시판 '좌표'(인터넷 링크)를 공유하며 단체로 항의 글을 남기고 연명부를 돌리며 이의신청에 나서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많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증가가 예상되는 서울 강남에서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입주민들이 공시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모으고 있고, 역삼동 역삼2차아이파크에서는 주민들에게 이의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땅집고]공시가격 관련 의견 제출 및 수용 건수./조선DB

    인근 아파트와 연대해 공시가격 인상에 대응하는 곳도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과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등 인근 5개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는 지난 23일 국토부와 강동구청·, 지역구 의원실에 공시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는 "평범한 주민들을 투기 세력으로 간주해 세금 폭탄을 부과하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시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세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땅집고] 엘리베이터에 “이의신청 합시다” 연명부 -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에 올해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단체 이의신청을 내기 위해 주민들의 서명을 받는 연명부가 붙어 있다. /김지호 기자

    아파트 공시가격이 평균 70% 이상 급등한 세종시에서도 큰 폭의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며 의견접수를 준비 중인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 종촌동 가재마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견접수를 단체로 넣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게시글을 올리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한 입주자는 "아무리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해도 이렇게 한꺼번에 공시가격을 올리면 어떡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라며 "집을 팔지도 않을 건데, 나중에 집값이 내리면 당장 많이 낸 세금은 돌려준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5일까지 인터넷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와 관할 시·군·구청,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이의신청을 받은 뒤 이를 고려해 다음 달 29일 올해 공시가격을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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