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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셋값, 뚝 떨어졌네" "무슨 소리야, 더 올랐는데"

    입력 : 2021.03.22 03:50

    [땅집고] “요즘 진짜 전셋값은 며느리도 모른다.”

    최근 아파트 전세 시장에 이른바 ‘이중(二重) 가격’이 확산되면서 전세 수요자와 일선 부동산 중개업계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임대차3법 개정으로 갱신계약시 전세금은 직전 대비 5% 이상 올릴 수 없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 2년간 전세금이 급등해 신규 전세계약에 적용하는 전세과 비교하면 반값도 안 되는 수준에서 갱신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갱신 계약 전세금이 시세 통계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 공인 시세조사 기관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 부동산 조사 기관인 부동산 114 등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세금 상승률은 0.05%를 기록해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심지어 서울 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권에서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현장에서는 전세금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거나 되레 오른 곳도 있다”면서 “실거래가 시스템에 올릴 때 계약갱신 거래는 따로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땅집고] 2021년 서울 전세금 주간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 “전세 통계 부정확하다”…계약갱신 거래도 통계에 포함돼

    부동산114 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에서 강남권 전세금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0.07%, 강동구 -0.02%, 송파구 -0.01% 등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전세금 변동률을 살펴보면 이번주 강남권 전세금이 마이너스 변동률까지 보이진 않았지만 오름폭이 전주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강남권은 0.03%로 전주 0.05%보다 0.02%포인트 낮았다. 구별로는 ▲강남구 0.05%→0.01% ▲서초구 0.05% →0.02% ▲송파구 0.04% →0.02% ▲강동구 0.04→0.01%로 나타났다.

    [땅집고] 올해 3월 서울 강남지역 주간 전세금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하지만 실제 전세 거래 사례를 살펴보면 신규 계약의 경우 전세금이 전혀 하락하지 않았거나 되레 오른 경우가 많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최고 11억원(13층)에 거래됐는데, 올 3월초 4억2000만원(8층), 5억6700만원(7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거래는 계약 갱신된 거래로 실제 시세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은마 84㎡ 전세 매물은 8억~11억원 정도에 나와 작년 12월 말과 거의 변동이 없다”고 했다.

    [땅집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세금 실거래 사례. / 국토교통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2차 127㎡ 전세금은 올 3월 11억5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8억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 역시 통계상 크게 하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올 3월 거래는 계약갱신된 거래였다. 대치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포우성2차 127㎡ 현재 전세 시세는 13억~15억 수준으로 갱신된 거래보다 많게는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며 “현재 대치동에 30평대 전세매물이 귀해 거래가 어렵고, 가격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 강동구 등 일부 지역은 전세금 일시 하락

    최근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아 전세금이 내린 지역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강남권에서 전세금 하락폭이 전주에 비해 가장 컸던 강동구의 경우 올해 약 3000가구 규모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서 지난해 말보다 전세 물량이 늘었다. 강동구 고덕동 아남1차 아파트 84㎡는 지난해 말 전세금이 7억원(12층)까지 급등했고, 올해 1월에도 8억2000만원(14층)에 거래되며 전세금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가격이 급락해 올 2월 6억4000만원(5층)에 계약됐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6억5000만~7억원대에 전세 매물이 나왔다.

    강동구 주변 경기 하남시 전세금도 2월 둘째주부터 6주간 꾸준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며 하락세다. 작년 말 7억원까지 전세금이 오른 하남 망월동 ‘미사강변골든센트로’ 84㎡는 올 2월 6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현재 6억~6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지난해 말보다 5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일대 신축 아파트. / 이지은 기자

    2년 전부터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 중인 경기 과천은 작년 12월 첫째주부터 현재까지 19주 연속으로 전세금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올 3월 둘째주에는 -0.19%를 기록해 4개월 사이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 2월 9억5000만원(11층)에 전세 거래된 과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84㎡는 올 2월 8000만원 정도 떨어진 8억7000만원(9층)에 계약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도 8억7000만~9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현재로선 전세 계약이 갱신된 사례를 통계에서 제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수도권 전반적으로 전세금이 안정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입주물량이 많았던 과천이나 강동구 중심으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생기면서 전세 매물이 풀리고 가격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했다. 그는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 추가적인 하락세를 기대하기는 만만치 않다”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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