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19 03:21
[땅집고]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년 만에 최대치인 평균 19% 이상 오르면서 1주택자라도 세금 폭탄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공시가격 6억 이하 재산세 한시 감면과 고령자 공제 등을 통해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제는 올해만이 아니라는 것.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향후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세금 부담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1주택자라도 향후 5년간 누적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최대 1억원이 넘는 단지도 나온다.
땅집고가 부동산 세금 전문 스타트업인 ‘아티웰스’가 개발한 셀리몬 세금계산기와 땅집고 앱에 탑재된 ‘땅집고 택스맵’을 활용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보유세를 계산해봤다.
앞으로 시세가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반영비율이 높아질 것을 반영해 계산한 값이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발표한 올해 기초기자체별 공시 가격 상승률을 적용했다. 실제 아파트별 공시가격에 따라 세금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 향후 5년간 보유세 1억3135만원
올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이하 전용면적) 공시가격은 21억6500만원이다. 올해 이 아파트 1채만 갖고 있다면 보유세는 1624만원, 향후 5년(2022~2026년)간 납부해야 할 보유세 총액은 1억3135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공시가격이 10%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다.
‘반포 자이’ 84㎡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20억4700만원이었다. 2020년 보유세로 1025만원이 부과됐다. 공시가격 발표 전까지만 해도 향후 5년(2021~2025년)간 보유세가 1억1677만원으로 계산됐었다. 올해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향후 5년간 총 1500만원 정도 부담이 더 늘어난 셈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향후 5년간 보유세 5323만원
이른바 ‘강북 대장주’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공시가는 12억5400만원으로 올랐다. 올해 이 아파트 소유주가 납부해야 할 보유세는 전년대비 40.91% 오른 462만원(재산세 377만원 + 종부세 85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공시가가 연 10%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5년(2022~2026년) 동안 내야 하는 보유세 합계액은 5323만원에 달한다.
이 아파트 84㎡를 보유한 1주택자 A씨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까지만 해도 보유세로 154만원을 냈다. 하지만 3년 후인 지난해에는 공시가격이 10억8400만원으로 뛰면서, 2배가 넘는 325만원 정도를 부담했다.
■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 114㎡, 향후 5년간 보유세 2649만원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3404가구)는 성동구에서 가구 수가 가장 많은 단지다. 올해 성동구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5% 오르면서 이 아파트 114㎡ 공시가격은 지난해 6억6300만원에서 올해 8억3050만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 대비 28% 정도 오른 219만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5년 동안 내야 할 보유세는 총 2649만원 정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림아파트’ 114㎡ 한 채를 가진 1주택자 보유세는 180만원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셀리몬계산기로 계산한 2021~2025년 보유세 총액은 2115만원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공시가격이 뛰면서 당초 예측보다 총 세액이 534만원 늘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 향후 5년간 보유세 2797만원
올해 경기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23.96%로, 전국 평균(19.08%)을 웃돈다. 서울 근교에 위치한 용인 수지구 일대 대장주 아파트는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2356가구)이다. 지난해 이 아파트 84㎡ 공시가격은 7억4900만원으로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약 203만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올해 공시가가 9억4700만원으로 9억원을 초과하면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보유세는 전년 대비 32.89% 오른 269만원(재산세 260만원 + 종부세 9만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5년간 내야 하는 보유세 합계액은 2797만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셀리몬 계산기로 계산한 5년(2021~2025년)간 보유세 예상액(2009만원)보다 약 800만원 많다. 당시에는 올해 공시가격 인상률을 10%로 예상했다.
앞으로 집값이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떨어지더라도 부동산 세금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전국 공동주택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90% 선까지 높아질 예정이라서다. 또 종부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올해 95%, 내년 100%로 오른다.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지난해보다 3600억원 정도 많은 재산세가 걷힐 예정이다. 종부세 추정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위원실이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유세 세수를 추정한 결과, 10년 동안 세금은 총 44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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