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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에 또 폭등…4조원 개발사업에 들끓는 구리시

    입력 : 2021.03.10 03:34

    [발품리포트] 속도 내는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 사업’…동부권 최고 주거지 꿰차나

    [땅집고] 한강과 접하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일대. 구리시의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대상지다./조선DB

    [땅집고] 지난 3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다 워커힐호텔을 지나자 왼편으로 널찍한 논밭이 나타났다. 이곳은 경기 구리시 한강변에 위치한 토평동이다. 아차산을 끼고 서울 광진구와 이웃해 있고, 한강대교를 건너면 강동구·송파구와 가까워 수도권을 통틀어서도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현재 토평동은 일대는 대부분이 논밭이다. 현장을 둘러보니 허허벌판에 비닐하우스와 주말농장, 작은 공장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현재는 인근에 있는 수택동을 포함해 약 150만㎡(약 45만평)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다.

    당초 이 부지는 월드디자인센터와 국제학교, 외국인 전용 주거단지, 특급호텔 등을 갖춘 ‘구리월드디자인시티’로 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10년 넘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완전 중단됐다. 시장이 바뀐 영향도 컸다. 구리시는 대신 이 지역을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2027년까지 약 4조원을 투입해 스마트 복합도시를 만드는 사업이다.

    [땅집고]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지' 위치도./구리시

    ■ 구리 최고 입지…개발되면 동부권 최고 주거지역 변신

    한강변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현재 토평동 일대는 지역 내 최고의 신흥 주거지로 변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덩달아 구리 구도심 재개발 지역도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C공인중개사무소 직원은 “구리보다 서울에서 더 떨어져 있는 남양주가 이미 신도시가 막 들어서 아파트 값이 10억씩 하는데, 토평동 일대가 개발만 되면 남양주 보다는 훨씬 더 비싸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도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이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수도권 동부에서 손꼽히는 주거지역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망우산·아차산을 낀 한강변에 교통환경이 개선되고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서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주거 환경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평동 일대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도로를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전철 교통망이 약점이었는데, 현재 이 지역에서 별내선 연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3년을 개통 목표로 추진 중인 별내선 연장사업은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역에서부터 구리시를 지나 남양주 별내신도시까지 이르는 총 연장 12.9㎞의 구간이다. 신설역 7개 중 구리시에만 3개 (토평·구리·동구릉역) 노선이 생긴다. 실질적으로 가장 큰 수혜지역은 구리시다. 별내선이 개통하면 구리역에서 잠실역까지는 지하철 6정거장, 20분 안팎에 닿을 수 있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선(별내선) 개통시 예상도./전현희 기자

    ■ 작년 경기도 집값 상승 1위… 노후 재개발지 관심도 ↑

    지난해 구리시는 경기도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구리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누적 상승률 20.5%를 기록했다. 경기도 평균 누적 상승률 12%에 비해서 2배 가까이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일 기준으로 누적 2.28% 상승해 한 달에 평균 1% 꼴로 집값이 뛰고 있다.

    [땅집고] 경기 구리시 수택동 일대 재개발 지역 구역 현황./손희문 기자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의 영향으로 구리 기존 주택 시장도 강세다. 구리 구도심에서 지구지정이 된 지역은 지분 10평 안팎의 빌라·단독주택을 기준으로 4억~5억원, 지구 외 지역은 2~3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미 수도권의 웬만한 지역의 집값이 10억원 안팎으로 급등한 상황에서 서민·중산층이 그나마 투자가 가능한 지역이기도 하다.

    구리 주택시장의 가장 큰 관심지는 인창·수택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다. 2019년 구리시는 뉴타운으로 지정됐던 12구역 중 10개 구역을 해제했는데, 현재 수택 6·7지구(수택E지구·27만㎡)만 계속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관리처분인가 후 보상협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주·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곳에는 총 4230여 가구가 들어선다. 현재 수택 6·7지구의 빌라와 단독주택 등의 매물(전유면적 56.1㎡·대지면적23.1㎡ 기준)은 평균 4억~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구에 포함되지 않은 인근의 비슷한 매물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가격이다.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지역에서도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수택2지구는 비슷한 주택형의 빌라 매물 기준 2억3000만~2억5000만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재개발 예비추진위 단계에 있으며, 내년 6월까지 정비구역지정 동의율(66.7%)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이후 주민 과반의 동의를 얻어 정식 추진위원회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땅집고] 수택2지구는 민간재개발로 이뤄진다. 구리시 조례와 관련법 상으로 주민 동의율이 66.7%를 넘으면 재정비촉진구역 지정이 가능하다./손희문 기자

    수택2지구 예비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월5일부터 구역지정 동의서를 받기 시작한 이후, 부동산에서 일대 모두 소진됐다” 고 말했다. 수택동 장국환 씨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수택2구역은 공공재개발이 아닌 민간재개발사업이라는 점이 장점인데, 구역 지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가격이 급등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추진위가 정식으로 설립되지 않았고, 구역지정도 완료되지 않아 투자를 하려면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밖에 사업속도가 지지부진한 나머지 구역(1·3·4·5·8·9·10지구)에서는 매물이 1억 4000만~1억7000만원대에 형성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과거부터 멈춰있던 수택동 재개발 지역과 향후 토평역이 뚫리는 역세권 재개발 지역 중심으로 높은 가치 상승이 예상돼 재개발 투자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같은 지역 내 재개발 단지가 사업 추진에 물살을 타면 자연스럽게 주변 비개발지역도 재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재개발 주도 지역의 사업 지속성이 향후 구리시의 주택시장 분위기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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