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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성공 키포인트는 입지·개발 규모보다 이것

    입력 : 2021.03.09 07:18 | 수정 : 2021.03.09 15:45

    지난달 26일 조선일보와 땅집고가 개설한 ‘물류 부동산 개발 실전과정’ 수강생들이 찾은 경기 이천시 부발읍의 L사 통합물류센터. 아파트 8~9층 높이에 흰색과 푸른색 외관을 한 이 물류센터에는 2.5t에서 7.5t 크기 화물차가 쉴 새 없이 화물을 싣고 내렸다.

    [땅집고]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있는 L사 통합물류센터. 경사지에 지어 지하층을 효율적으로 활용했고, 화주맞춤형 설계 방식으로 비용과 공사기간도 크게 줄였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창고 내부로 들어가자, 5단으로 된 랙(rack·수납대)에는 비닐에 덮힌 상품이 가득 쌓여있었다. 창고 내부는 천장이 9~12m로 아파트 3~4층 높이쯤 됐다. 지게차가 수시로 팰릿(pallet·화물 운반대)을 들어올려 도크에 대기 중인 화물차에 상차 작업을 벌였다. 공사를 총괄했던 조현필 전인CM 상무는 “이곳은 수도권에서도 성공한 물류센터 모델로 꼽힌다”면서 “사업 초기에 화주(貨主)를 미리 확보해 설계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지어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했다.

    이 물류센터는 대지면적 2만9955㎡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난해 1월 준공했다. 지하 1층은 정온 창고, 지상 2~3층은 상온 창고다. 지상1층과 4층은 사무실로 쓰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소유인데, 준공 초기부터 L사가 10년간 장기 임차했다.
    L사 이천부발 통합센터 개요
    ◇”사업 초기부터 화주 확보해 성공”

    그렇다면 부발 통합물류센터가 성공한 요인은 뭘까. 먼저 입지다. 물류센터는 위치와 주변 교통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대개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5㎞ 이내가 적합하다. 부발 통합물류센터는 서울 남부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성남이천로까지 차로 5분쯤 걸린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서여주나들목(IC)이 직선거리로 4.8㎞, 영동고속도로 이천나들목도 5.8㎞쯤 각각 떨어져 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 남부 대도시 접근성이 뛰어나다.

    토지 면적도 적절했다. 이 센터는 대지면적이 3만㎡를 넘지 않는다. 더 크게 지을 수도 있었다. 물류개발PM 전문 회사인 ‘콜드트레인팩토리’ 서용식 대표는 “대지면적 3만㎡ 미만 물류센터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인허가를 받으면 되는데, 3만㎡를 초과하면 광역지자체 인허가가 필요해 1년 정도 더 걸린다”며 “물류센터가 크면 유리한 점도 많지만, 초대형이 아니면 3만㎡ 이하로 짓는 것이 인허가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했다.

    물류센터는 입지와 개발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화주 확보다. 부발 통합물류센터는 설계와 인허가 단계에 앞서 대형 임차인인 L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노종수 메이트플러스 상무는 “물류센터 개발을 위한 기획 단계부터 화주를 먼저 확보하는 것은 장점이 많아 최근 물류센터 개발의 핵심 트렌드”라고 말했다. 화주를 먼저 확보하면 설계부터 화주의 요구에 맞춰 진행해 불필요한 설계 변경이 거의 없고,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준공과 동시에 물류센터 가동에 들어가 개발자금 회수도 빠르다.

    또 화주와 미리 보관할 물품을 정해 놓기 때문에 랙 크기와 위치뿐 아니라 전등 위치까지 ‘화주 맞춤형’으로 시공할 수 있다. 화주를 미리 확보한 덕에 사업 리스크가 줄어 사업비 조달 금리도 낮아졌다. 부발 통합센터가 자리잡은 부발읍 일대 물류센터 1평(3.3㎡)당 임대료는 상온창고가 약 2만5000원, 저온은 약 3만5000원으로 연간 임대수익은 약 30억원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다.

    조현필 전인CM 상무가 지하층 정온창고 설계 방식과 시공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경사지에 지어 용적률과 차량 동선 유리

    이천부발 통합센터는 경사지에 만들었다. 화물차가 오갈 수 있는 적당한 경사지에 물류센터를 지으면 잇점이 많다. 조현필 상무는 “경사지에 물류창고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지하층이 만들어지는데, 지하층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정온창고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경사지의 또 다른 잇점은 화물차가 램프없이 지하층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어 동선 확보에 좋다. 경사지에 지은 지하층은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아 임대 면적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통상 연면적 3분의 2이상이 땅에 묻혀있으면 지하층으로 인정된다. 이 때 경사도가 15도 이내여야 지하층을 만들기 쉽다.

    전문가들은 최근 화주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초저온 창고를 비롯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설비도 늘고 있어 설계 기획 단계부터 전문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험이 많은 CM 업체가 각종 인허가 절차와 자금조달을 비롯해 시공사 선정, 설계변경, 현장감독까지 꼼꼼히 챙기는 것이 수익성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貨主맞춤형 풀필먼트 개발용 토지 찾습니다>

    국내 최초 물류개발 플랫폼인 스마트물류 얼라이언스가 화주맞춤형 풀필먼트 개발 사업을 위한 토지 모집과 사업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8일 밝혔다.

    풀필먼트(fulfillment)는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포장과 배송을 비롯해 물품보관‧재고관리‧교환·환불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다. 화주맞춤형 사업은 화주 니즈에 딱 맞춰 물류센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가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백신보관용 초저온 창고는 설계와 시공 단계부터 전문기술을 갖춘 업체가 필요하다.

    스마트물류 얼라이언스는 인허가절차와 사업관리, 자금조달, 화주물색, 세무‧법률 검토 등 다양한 전문기업이 참여해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얼라이언스는 100여곳에 달하는 공인중개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주가 원하는 지역과 크기의 부동산을 찾아주고, 토지주와 화주도 연결해 준다.

    얼라이언스 협의회 의장인 서용식 콜드트레인팩토리 대표는 “토지주는 얼라이언스에 보유 토지를 매각하거나 공동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화주는 입맛에 맞는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이미 사업을 진행했던 토지주와 화주들이 추가 사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화주맞춤형 개발 사업과 사업권 매각 문의는 coldtrain-info@naver.com이나 전화(02-555-033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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