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05 07:26 | 수정 : 2021.03.05 11:27
[땅집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역에서 출발해 의왕·수원시 등을 거쳐 화성시 동탄역까지 이르는 노선이다. 2026년쯤 안양·의왕·수원시 등 경기 남부권에 17개 역이 만들어질 예정인데, 그 중에서도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지역은 의왕시 오전동 일대다.
경기 의왕시 오전동·고천동 일대는 의왕시 구도심에 속하는 지역이다. 현재 전철이 한 노선도 지나지 않는 대중교통 오지(奧地)로, 노후한 아파트와 빌라촌만이 밀집해 있다.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오전역(예정)이 오전동 일대 재개발 지역의 한가운데에 놓인다. 현재 주택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주거 환경도 개선될 여지가 있어 수도권 남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수원~구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도 추가될 예정이다.
■ 노후한 구도심이던 의왕 오전동…신축 분양권에 3억 웃돈
경기 의왕시는 안양시 동측과 남측을 둘러싸고 분포해 지역마다 생활권이 다르다. 지금까지 개발 사업은 주로 과천시와 안양 동안구 평촌동, 관양동 동쪽에 맞붙은 의왕 내손동·포일동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2019년 11월 입주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84㎡는 최근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2월로, 11억9010만 원(43층)에 거래됐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평촌더샵센트럴시티(2016년 6월 입주)’와 시세가 비슷하다.
의왕시 오전동은 안양시 평촌동과 호계동 남쪽 경계로부터 약 500m가량 떨어진 구도심에 있다. 1번국도 경수대로를 중심으로 동쪽 모락산 자락 아래 오래된 빌라와 노후 아파트가 일자로 뻗어있다. 현재는 지하철이 다니지 않고, 인프라도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대중교통 개발 호재가 잇따르며 재개발 구역 사업 속도가 빨라졌다. 5년 이후면 이 일대에 약 1만2000가구 새 아파트가 조성될 전망이다.
오전동 일대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의왕시 오전가구역을 재개발해 올해 6월 입주하는 ‘의왕더샵롯데캐슬(941가구)’가 대표적인 신축 단지로 꼽힌다. 이 아파트는 지난 12월84㎡ 분양권이 8억7610만 원(9층)에 실거래됐다. 5억 원대였던 분양가보다 약 3억 원 가량 가격이 뛴 셈이다. 현재 호가는 최고 12억 원에 이른다.
오전동에서는 오는 7월 태영건설이 733가구 규모 ‘오전나구역’ 분양을 앞뒀다.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재개발 투자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 일대의 한 재개발 사업지 관계자는 “서울에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작년 한 해만 조합원 10% 가량이 서울 사람들로 바뀌기도 했다”고 말했다.
■ 인덕원 동탄선·수원~구로BRT 호재로 의왕 남부지역 집값 날개
특히 2026년 완공 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은 오전동 일대 교통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은 동탄역에서 수원·의왕을 지나 안양 동안구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까지 총 구간 37.1㎞를 연결한다. 개통시 월곶판교선·신분당선·SRT 동탄역 등과 환승이 가능해진다.
의왕시 오전동에서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까지 전철로 바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접근성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전망이다. 현재는 의왕 오전동에서 버스를 타고 4호선으로 환승해 서울역까지 이동하려면 약 1시간 10분 정도가 걸리는데, 이르면 2026년 완공되는 인덕원~동탄선을 이용하면 이동시간이 40여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올해 착공이 예정된 ‘수원~구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는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선 1번국도 경수대로에 놓인다. 경기 수원시 장안동 장안구청에서 군포 의왕~안양 등을 거쳐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2호선)까지 총 26㎞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BRT는 ‘도로 위 지하철’로 불리며, 전용 주행로와 교차로를 갖추고 도시철도에 버금가는 속도로 운행되기 때문에 도심 이동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 ‘인동선 역세권’ 재개발 사업 활기…총 투자금은 약 8억 원
복선전철 호재가 있는 오전동과 의왕시청 주변 고천동 노후 빌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 투자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해 12월 나란히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 ‘오전다구역’, ‘고천나구역’이다.
‘오전다구역’은 오전·고천동 재개발 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총 26개동에 38층, 3209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현재는 토지와 건물의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대지지분이 약 10평 정도인 오전다구역 노후 빌라의 총 매매가격은 웃돈 약 3억 원을 포함해 총 5억원대다. 업계에서는 이 구역의 84㎡ 조합원 분양가가 약 5억 원대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경우 총 8억 원(조합원 분양가+웃돈) 정도 투자하면 30평대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인근 새 아파트인 ‘의왕더샵캐슬’ 84㎡ 분양권 실거래 가격은 8억원대 후반이고 호가는 12억 원에 달한다. 오전동 A공인중개사무소는 “하루가 다르게 웃돈이 붙고 있어 지금의 시세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고 매물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 “과천·안양 새 아파트 수요, 의왕이 흡수할 것”
업계에서는 당분간 의왕시 새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과천, 안양 일대의 새 아파트 수요가 많은 데 비해 실수요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의 아파트 공급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안양 1기신도시인 평촌의 경우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사업이 어려워 새 아파트 공급이 꾸준하지 않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연구소장은 “과천은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서민 실수요자들이 청약하기도 쉽지 않다”며 “안양 일대에도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긴 하지만 남은 사업지가 많지 않고, 1기 신도시인 평촌의 경우 재정비 사업이 어렵기 때문에 경기 남부권에서는 의왕 새 아파트 단지로 수요가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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